경제

루프탑 풀서 즐기는 라면, L7 홍대 이색 협업

 도심 속 휴양지를 표방하는 L7 홍대 바이 롯데호텔이 식품 기업 농심의 장수 브랜드 '너구리'와 이색적인 만남을 시도하며 여름 호캉스족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양사는 호텔 22층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을 중심으로 농심의 캐릭터와 제품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인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전격 오픈했다. 세련된 호텔 루프탑 공간에 친숙한 라면 브랜드를 입힌 이번 프로젝트는 내년 7월까지 장기적으로 운영되며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장소는 홍대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2층 루프탑 풀이다. 이곳에서는 물놀이를 즐긴 방문객들이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농심 라면을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따끈한 라면을 맛보는 경험은 기존 호텔 서비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라면 주문 시에는 롯데호텔 특제 김치와 생수가 포함된 세트 메뉴를 1만 원에 이용할 수 있어 가성비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수영장 곳곳은 'DJ 너구리와 함께하는 풀 파티'라는 테마에 맞춰 감각적인 포토존으로 꾸며졌다. 방문객들은 현장에 비치된 헤드폰이나 선글라스 같은 소품을 활용해 개성 넘치는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시각적인 즐거움과 놀이 요소를 결합한 덕분에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미 필수 방문 코스로 입소문이 났다. 호텔 측은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공간 브랜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호텔 21층에 마련된 블루루프라운지 역시 너구리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체험 존으로 탈바꿈했다. 호텔 리셉션 데스크의 형상을 빌려 꾸민 이곳에서는 농심의 대표 제품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방문객이 직접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참여형 공간인 '메모리 월'도 운영 중이다. 투숙객뿐만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풍성한 이벤트도 마련되어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8월 한 달간 호텔 내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을 지정된 해시태그와 함께 개인 SNS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라면가게 이용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온라인상에서의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호텔 관계자는 감각적인 공간과 친숙한 브랜드의 결합이 고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L7 홍대 바이 롯데호텔은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숙박 시설을 넘어 먹거리와 놀거리, 볼거리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대중적인 먹거리인 라면을 호텔 루프탑이라는 고급스러운 환경에 녹여낸 이번 시도는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호캉스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