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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예술, 밤엔 야경… 통영이 제안하는 24시간 여행

 한려수도의 맑은 물결이 흐르는 경남 통영은 역사와 예술이 겹겹이 쌓인 독보적인 도시다.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이 위치했던 호국의 성지이자, 수많은 거장들이 현대 예술의 꽃을 피워낸 예향으로서 통영은 여행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선사한다. 최근 이 도시는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낮의 풍요로운 자연에 밤의 화려한 미학을 더해 낮과 밤이 모두 즐거운 입체적인 체류형 관광지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세속의 소란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미륵산 남쪽 자락의 미래사는 최적의 안식처가 된다. 미륵산 정상에서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닿는 이곳은 티베트에서 건너온 부처님 진신사리 3과를 모신 3층 석탑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사찰을 감싸 안은 웅장한 편백 숲이 압권이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딛고 미래사가 정성껏 가꿔온 이 숲은 이제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편백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나무 기둥들이 거대한 초록색 지붕을 만들어낸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천천히 발을 내딛으면 나무들이 뿜어내는 진한 피톤치드 향이 허파 깊숙이 스며들어 몸속의 독소를 씻어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하며, 여행자에게 자연이 주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치유를 경험하게 한다.

 

태양이 저물고 어둠이 깔리면 통영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낮 동안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동피랑 벽화마을은 밤이 되면 고요하고 서정적인 공간으로 변모한다. 주민들의 손길이 닿은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은은한 달빛 아래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방문객을 맞이한다. 벽면을 장식한 그림들은 밤의 정취와 어우러져 낮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마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야외 갤러리로 만든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인 동포루에 올라서면 통영 야간 관광의 절정을 마주하게 된다. 발아래로 펼쳐진 강구안 항구의 불빛들이 잔잔한 밤바다 위로 번져나가며 보석처럼 빛나는 광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화려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통영의 야경은 항구 도시 특유의 활력과 예향의 기품을 동시에 담아내며, 체류형 관광지로서 통영이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통영에서의 여정은 푸른 바다의 색채로 시작해 예술의 궤적을 따라가다 고요한 자연과 화려한 야경 속에서 완성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 자연이 빚어낸 이야기가 흐르는 이 도시는 여행자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짙푸른 화폭을 남긴다. 낮의 치유와 밤의 낭만이 공존하는 통영은 단순한 방문지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중독성 있는 여행지로서 그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나경원·윤상현 충돌, 국조특위가 전쟁터?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윤상현 의원이 당내 강성 지지층에 의해 윤리위원회에 제소되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 약 2만 명은 윤 의원이 선관위 의혹 조사 과정에서 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태도를 보였다며 위원장직 사퇴와 징계를 공식 요구했다. 이는 당 지도부와 강성 당원들이 비당권파 의원들을 압박하는 이른바 ‘징계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당내 민주주의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10일 열린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비롯되었다. 윤 의원은 선관위의 투표율 입력 오류가 실제 득표수 조작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김은혜 의원 등 자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고, 윤 의원이 선관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원들은 윤 의원의 이러한 태도가 당의 투쟁 동력을 약화시킨다며 징계 서명 운동을 벌였다.윤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나경원 의원에게 공개적인 ‘끝장 토론’을 제안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나 의원이 합리적인 선을 무너뜨리고 득표수 조작이라는 프레임으로 당을 위험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 지지층의 분노에 편승하는 정치는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나 의원은 특위 위원장이 부실과 부정의 증거를 섣불리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 맞받아쳤다.당 지도부 역시 윤 의원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위원장의 특위 운영 방식과 발언들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너무 많다며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지도부가 사실상 윤 의원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윤리위 징계 절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이러한 기류가 비당권파를 향한 조직적인 압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현재 국민의힘 윤리위는 조경태, 권영진, 진종오 의원 등 이미 징계 절차가 개시된 의원들에 대한 소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18일 회의에서는 윤상현 의원에 대한 제소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만약 윤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까지 시작될 경우, 당내 소수 의견을 가진 의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정당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억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국정조사의 본질인 진상 규명보다 당내 주도권 다툼과 징계 공방이 앞서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실책을 바로잡아야 할 특위가 계파 갈등의 전쟁터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리위의 결정이 당의 통합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될지는 18일 회의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통해 정당 내 이견 조율 능력이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