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홍명보 빈자리 공모, 혼다 지원설에 쏠린 눈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국가대표팀 감독 공개 모집 절차가 시작되면서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이례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전 감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공모 방식을 택하자, 일본 축구의 전설 혼다 게이스케가 이를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짧은 소회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는 폐쇄적이었던 기존의 선임 방식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받으며 해외에서도 하나의 대형 이벤트처럼 소비되는 양상이다.

 

일본의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혼다가 한국의 감독 공개 채용 소식에 대해 "재미있는 시도"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혼다의 이 짧은 한마디는 일본 현지 팬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폭발력을 발휘했다. 일본 팬들은 혼다에게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직접 도전해보라는 농담 섞인 추천을 쏟아내며, 라이벌 국가의 사령탑 공모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관전하고 있다. 이는 한일 양국의 축구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으며 형성된 독특한 문화적 현상이다.

 


혼다는 평소에도 지도자로서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차기 일본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자신을 1년간 시험해 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존재한다. 혼다는 현재 프로 팀을 지휘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의 지도자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기존의 라이선스 제도가 지닌 경직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스템의 변화를 주장해왔으나, 규정이 엄격한 국가대표팀 감독직 수행에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한국 대표팀의 이번 공개채용 공고 역시 명확한 자격 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외국인 지원자의 경우 국제축구연맹 산하 대륙연맹이 발급한 최고 등급의 지도자 자격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따라서 혼다가 실제로 한국 대표팀에 지원서를 제출하더라도 서류 심사 단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혼다의 한국행은 현실적인 부임 가능성보다는, 양국 축구 팬들이 즐기는 하나의 상징적인 해프닝에 가까운 셈이다.

 


이번에 선임될 감독은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예정된 A매치 6경기를 책임지는 임시 사령탑 성격이 강하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따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채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협회는 오는 9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 뒤 서류와 면접을 거쳐 최종 적임자를 낙점할 계획이다. 9월에는 남미 강호들과의 평가전이 거론되고 있으며, 10월에는 베네수엘라와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친선전이 예정되어 있어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실험이 일본 레전드의 한마디와 맞물려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비록 혼다의 부임이 실현될 확률은 희박하지만, 이번 공개채용은 한국 축구 행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으로 비치며 아시아 축구계 전반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8월 말까지 마무리될 이번 선임 절차를 통해 과연 어떤 인물이 한국 축구의 임시 지휘봉을 잡게 될지, 한일 양국 팬들의 시선은 이제 최종 후보자 명단으로 향하고 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