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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돌려차기 피해자 “거부해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개정안을 주도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피해자는 해당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혐의가 변경된 대표 사례라며, 법 개정이 피해자 보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자신의 SNS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라며 통과된 개정안을 노 전 대통령 영전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님 ‘야, 기분 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라는 글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찍은 사진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진주 씨도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댓글을 통해 김 의원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그동안 검찰 수사권 축소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김씨가 남긴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김씨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재의요구권, 이른바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거부해야 한다”며 “가해자의 편이 아니라 피해자의 편이자 국민의 편이라고 말하며 거부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귀가 중이던 피해자는 30대 남성 이모 씨에게 뒤에서 공격을 당했고, 이후 CCTV 사각지대로 끌려갔다. 발견 당시 피해자의 옷 상태 등으로 성범죄 정황이 의심됐지만, 경찰은 처음에 이씨에게 살인미수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의 DNA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혐의는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고, 이씨는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측은 이 과정이 없었다면 성범죄 혐의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김씨는 앞서 외신 인터뷰에서도 “CCTV를 보면 누구나 성범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처음에는 제대로 봐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피해자에게 마지막 안전망이 될 수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이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이후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조정의 방향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기관 간 권한 배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피해자 보호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서고 있다. 이번 논란은 제도 개편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 있다.

 

부산경찰 국감서 스토킹·장애인 수사 도마

 부산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토킹 가해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발생한 염산 테러 사건과 발달장애인 2명이 소액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혐의로 특수절도 사건에 송치된 사례를 두고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사건 관리와 전담경찰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21일 부산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염산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의 피해자 보호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7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린 사건이다. 이 남성은 앞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을 피한 상태였다.박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범죄 안전조치 심사를 진행했고, 피해자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자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박 의원은 “긴급응급조치 이후 17분 만에 가해자가 염산테러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위험성 체크리스트 작성 및 활용 매뉴얼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해당 체크리스트를 다시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경찰이 관련 절차를 매뉴얼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된 것이다.피해자에 대한 순찰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피해자의 최초 신고 이후 경찰이 순찰을 실시했지만, 정작 피해자가 근무하는 시간대가 아닌 퇴근시간 이후에 순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범죄 위험이 높은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순찰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면 피해자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이에 박 의원은 맞춤형 순찰의 운영 기준을 다시 검토하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 조치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수사 전문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사전에 위험 신호가 확인되더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속 여부와 별개로 실효성 있는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30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놓고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경찰이 사건의 성격과 당사자의 상황에 맞게 대응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전담경찰관을 통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수사는 전담경찰관이 담당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식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박상웅 국민의힘 의원도 발달장애인에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이 새로운 수사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장애인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면 수사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전담경찰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담 인력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에서 경찰의 판단과 대응이 당사자의 권리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원들의 지적에 김성희 부산경찰청장은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사건을 시경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선 경찰서장들이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사건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전담경찰관 교육에 대해서도 보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 본청에서 실시하는 전담경찰관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별도의 교육 과정을 편성해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차원의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추가 교육을 실시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발달장애인 수사 문제 외에도 경찰 수사권과 인력 운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수사권 강화 문제와 늘어나는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인력 보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 조치의 실효성부터 장애인의 권리를 고려한 수사 절차, 경찰 조직의 전문성과 인력 문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부산경찰청이 약속한 종합대책과 교육 강화 방안이 실제 현장 대응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