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학습만화부터 웹툰까지, IP 활용 뮤지컬 열풍

 전 세계적으로 3,6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메가 히트 학습 만화 '살아남기' 시리즈가 무대 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공연제작사 할리퀸크리에이션즈는 시리즈 중 '인공지능 세계에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이 지난 28일 서울숲씨어터에서 개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주인공 지오와 친구들이 최첨단 AI 테마파크에서 겪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관객들에게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연출을 넘어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로봇은 정교한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실감 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며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에듀테인먼트 형식을 빌려온 만큼 공연 중간중간 인공지능의 원리와 윤리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며, 이는 방학을 맞이해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학부모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웹툰 시장에서 독보적인 서정성으로 팬덤을 형성했던 '연의 편지' 역시 무대화를 확정 짓고 관객들을 만날 준비에 한창이다. 제작사 수컴퍼니는 오는 9월 플러스씨어터에서 창작 뮤지컬 '연의 편지'의 초연을 올린다고 밝혔다. 전학 온 학교에서 의문의 편지를 따라가며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주인공 이소리의 성장담을 담은 이 작품은,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되어 그 탄탄한 서사와 작품성을 한 차례 검증받은 바 있어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뮤지컬계의 실력파 제작진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뮤지컬 '일라이'로 감각적인 문체를 선보인 김수아 작가와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표상아 연출가가 손을 잡았으며, 원작이 가진 특유의 맑고 투명한 분위기를 무대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시각적 효과와 음악적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작진은 원작 웹툰의 감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라이브 공연만이 줄 수 있는 현장감과 음악적 깊이를 더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전통 예술계에서는 신진 예술가들의 패기 넘치는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무대가 마련된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내달 15일부터 서울 종로구 전통공연창작마루 광무대에서 '2026 신진국악실험무대'를 개최한다고 공고했다. 이번 행사는 젊은 국악인들이 전통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레퍼토리 개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성악과 기악 그리고 연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선된 신예들이 무대에 올라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험무대에서는 판소리 '심청가' 완창과 같은 정통적인 시도는 물론, 서양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한국적 연희극으로 재해석하거나 제주 민요를 현대적인 양금 연주로 풀어내는 등 파격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재단 측은 선정된 예술가들에게 전문가 멘토링과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며, 관객들은 이를 통해 국악이 지닌 무한한 변주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 공연 시장은 이처럼 검증된 IP의 무대화와 신진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도전이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송성문 미친 주루, 샌디에이고 서부지구 2위 등극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한국인 빅리거들의 발야구가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은 13일 미 캘리포니아주 펫코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팀의 4-3 역전승을 견인했다. 경기 초반 밀워키의 홈런포에 밀려 고전하던 샌디에이고는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송성문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 덕분에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승리로 5연승 휘파람을 불며 서부지구 단독 2위 자리를 꿰찼다.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샌디에이고는 2회와 3회 잇달아 실점하며 0-2로 끌려갔으나, 보가츠의 솔로 홈런과 크로넨워스의 적시타를 묶어 8회 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 10회를 지나 11회에 접어들어서야 승부치기 주자를 활용한 본격적인 두뇌 싸움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밀워키와 샌디에이고는 각각 배지환과 송성문이라는 한국인 대주자 카드를 꺼내 들며 승부수를 던졌다.먼저 기세를 잡은 쪽은 밀워키였다. 11회 초 승부치기 주자의 대주자로 투입된 배지환은 좌측 담장 깊숙한 타구가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홈까지 질주해 팀에 리드를 안겼다. 배지환의 빠른 발은 밀워키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밀워키는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며 불안한 1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 운명의 11회 말 수비에 임해야 했다. 배지환의 역전 득점이 빛바랜 순간은 곧이어 찾아온 샌디에이고의 반격에서 시작되었다.샌디에이고 벤치는 1사 3루 기회에서 송성문을 대주자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송성문의 진가가 드러났다.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석 때 송성문은 상대 포수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도루 성공 직후 이어진 캄푸사노의 우전 안타 때 송성문은 망설임 없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상대 우익수의 송구가 홈으로 향했지만, 송성문의 슬라이딩이 찰나의 순간 더 빨랐다.현지 매체와 구단은 송성문의 주저 없는 판단력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송성문이 송구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는 장면을 집중 조명하며 샌디에이고의 극적인 승리를 타전했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역시 송성문의 가속 페달이 팀을 살렸다는 문구와 함께 환호하는 장면을 게시했다. 단순히 빠른 발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몸을 던진 송성문의 주루 지능이 샌디에이고 팬들을 열광시킨 것이다.이번 승리는 샌디에이고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밀워키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샌디에이고는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를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65승 고지에 선착한 팀의 상승세 주역으로 송성문이 우뚝 서면서, 향후 주전 경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의 발끝에서 시작된 연장 혈투는 송성문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샌디에이고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