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플, 51조 벌었지만 메모리 원가 압박 여전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인 '칩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 호조와 서비스 사업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51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삼성전자 모바일(MX) 사업부는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반도체 사업부에는 기록적인 이익을 안겨주었으나, 이를 부품으로 구매해야 하는 완제품 사업부에는 치명적인 수익성 악화로 돌아온 결과다.

 

애플의 이번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1,094억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팀 쿡 CEO가 직접 언급했듯 메모리 비용 부담이 실질적인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며 매출총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특히 중화권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시간 외 주가가 6% 이상 하락하는 등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이번 분기 7,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다. 갤럭시 S26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는 견조했으나,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인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반도체(DS) 부문이 89조 원이라는 유례없는 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으로, 세트 사업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며 내부적으로도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부품 원가는 전년 대비 약 50%나 급증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비용이 시스템온칩(SoC) 가격을 상회할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면서 제조사들의 원가 관리 능력은 한계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애플 모두 하반기 신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고사양 모델 판매 비중을 높이는 '제품 믹스 개선' 전략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양사는 하반기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칩플레이션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애플은 맥과 아이패드 제품군 가격을 상향 조정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최근 공개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플립8의 가격을 전작 대비 약 20만 원씩 인상했다. 팀 쿡 CEO가 현재의 메모리 가격 상승을 '100년 만의 홍수'에 비유할 만큼 제조사들이 느끼는 압박은 상당하며, 이러한 기조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승부처는 급등한 원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신제품과 고성능 웨어러블 기기 출시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동시에 AI 글래스 등 새로운 폼팩터를 통한 추가 수익원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 역시 아이폰 신모델 출시와 서비스 부문의 확장을 통해 칩플레이션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이어서, 양사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올해 성장률 3% 중반 가능”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3% 중반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해서는 과거 환율이 경제의 기초 여건을 벗어난 수준이었으며, 현재는 경제 펀더멘털에 맞는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경제전망 발표 횟수를 연간 세 차례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콕을 방문했다.이 부총리는 최근 경기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에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선 분기의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국 경제는 1분기 전기 대비 1.8%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6% 성장했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흐름을 언급하며 3분기까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성장률이 3% 중반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부총리는 최근 성장세와 성장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물가 상승을 과도하게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수준을 의미한다. 그는 잠재성장률의 반등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으며, 그 시점이 임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정부는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횟수도 늘릴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연말과 이듬해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등 연간 두 차례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내년부터 세 차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경제와 국내 경기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전망을 더 자주 갱신하고, 이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최근의 움직임을 경제 펀더멘털에 맞춰 조정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월 환율이 1550원대까지 상승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당시 환율 수준이 오히려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환율 흐름을 단순히 경제 상황이 악화한 결과로 보기보다는 경제의 실제 여건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불안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필요성을 인정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약정에 따라 자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으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 부총리는 통화스와프가 당장의 외화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외환시장 안정 장치로서의 의미와 실제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여러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리가 예상보다 자주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와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투자 수익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중동을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 등이 시장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AI와 반도체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향후 투자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이 부총리는 국내 경제와 증시의 기초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는 투자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에 따른 성장 효과가 소비 부문으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도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경상수지 흑자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거래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지급한 금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대외 지급 능력과 외화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근 증시의 등락만으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기 회복 흐름, 잠재성장률 반등 가능성, 환율의 경제 여건 반영, 경제전망 발표 확대 계획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 도달할지는 남은 분기의 성장 흐름과 국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향후 경제전망을 얼마나 자주 갱신하고 변화하는 경기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