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강진, 지금이 훔칠 기회”…삼풍 참사 ‘악마의 미소’ 소환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대형 쇼핑몰이 크게 파손된 가운데, 재난 현장을 두고 “지금이라면 훔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본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진 직후 구마모토현의 한 이온몰 내부 상황을 담은 게시물이 공유됐다. 글 작성자는 현지 고등학생으로 알려졌으며, 흔들림 이후 매장 내부가 어수선해진 장면을 영상으로 올렸다. 문제는 영상과 함께 적은 문구였다. 그는 “지금이라면 마음껏 훔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게시물은 빠르게 퍼지며 거센 비난을 불렀다. 일본 네티즌들은 재난으로 사람들이 대피하고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절도를 연상시키는 말을 한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는 “재난을 틈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충격적이다”, “피해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할 말이 아니다”,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된 이온몰은 구마모토현의 대표적인 대형 상업시설 중 하나다. 평소 많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진 당시에도 고객과 직원들이 매장 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이 발생하자 현장에 있던 약 200명이 급히 대피했고, 이후 건물 일부에서는 폭발음과 함께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지 당국은 사고 현장 주변을 통제한 채 구조와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여진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붕괴 위험을 살피고 있으며, 건물 내부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인명 수색과 함께 주변 시설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재난 상황에서의 SNS 사용 태도와 시민의식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의 정확한 정보 전달과 구조 협조가 중요하지만, 자극적인 표현이나 범죄를 암시하는 게시물이 확산하면 피해자와 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부적절한 문구를 쓰는 행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 혼란을 틈타 현장에서 절도 행위가 벌어졌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 참사로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으며, 사고 현장에서 절도 혐의로 입건된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협조와 질서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난 현장은 구조대와 피해자에게 모든 자원이 집중돼야 하는 공간인 만큼, 약탈을 부추기거나 이를 희화화하는 행위는 사회적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게시물은 현재 여러 온라인 공간으로 퍼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작성자가 실제로 절도 행위를 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재난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거제 813mm 물폭탄, 산사태로 1명 사망

 경남 거제와 통영 등 남해안 일대에 사흘간 하늘이 뚫린 듯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이번 비는 거제 지역에만 누적 강수량 813.0mm라는 유례없는 수치를 기록하며 도시 전체를 마비시켰다. 특히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1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치는 비극으로 이어져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만 800건을 넘어서며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극한 호우의 양상을 띠었다. 거제에서는 시간당 최대 124.5mm의 비가 쏟아졌고, 인근 부산 강서와 통영에서도 시간당 100mm 안팎의 물폭탄이 투하됐다. 이로 인해 주택과 도로가 순식간에 침수되었으며, 수많은 나무가 쓰러져 통행이 차단되는 등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에 고립되었던 주민 130여 명은 소방 당국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도 깊어지고 있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만 159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중 100명이 넘는 인원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임시 거처를 전전하고 있다. 거제와 사천 등지에서 대피한 주민들은 마을회관이나 인근 숙박시설에 머물며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일시구호세트와 담요 등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계속되는 비 소식에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는 상황이다.재난 당국은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피해 수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인근 시·도의 험지펌프차와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피해 현장에 급파했다. 특히 지하 주차장이 완전히 잠긴 거제 장승포동 일대에서는 대규모 배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산림청과 국방부 역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토사 제거와 실종자 수색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찰은 침수 위험이 큰 도로 20여 곳을 통제하며 추가 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기상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현재 부산과 울산, 제주를 비롯해 경남 10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거제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져 있어 추가 붕괴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다. 남해안 지역에는 내일 아침까지 최대 6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 복구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중대본은 비상 1단계를 유지하며 위험 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등 취약 시설 800여 곳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정부는 피해 지역을 조속히 복구하고 이재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윤호중 중대본부장은 긴급회의를 통해 고립 주민 구조와 기반 시설 복구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추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남긴 상처가 깊은 만큼, 재난 당국은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