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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 때 마시세요" 서울시 생수나눔 냉장고 가동

 서울시가 폭염에 노출된 취약계층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도심 속 주요 거점에 '아리수 나눔냉장고'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탑골공원과 이동노동자 쉼터 등 서울 시내 총 9개 장소에 18대의 냉장고를 배치해 시민들이 언제든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냉장고 안에는 섭씨 5도 안팎으로 차갑게 보관된 병물 아리수가 가득 채워져 있으며, 갈증을 느끼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나눔냉장고는 이용객의 특성에 맞춰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노숙인이나 결식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복지 시설에는 자판기형 냉장고 6대가 설치되었으며, 서울시청과 아리수본부 등 배달 기사나 퀵서비스 노동자의 왕래가 잦은 곳에는 일반 냉장고형 12대가 마련됐다. 특히 어르신들이 밀집하는 탑골공원에서는 복지센터 직원이 직접 물을 꺼내 나눠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는 현장 관리자를 통해 냉장고의 위생 상태와 잔여 물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여름 동안 서울시가 공급할 예정인 병물 아리수는 총 40만 병에 달한다. 이 중 약 40%에 해당하는 16만 병이 나눔냉장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며, 폭염의 기세가 강해지거나 이용객이 급증할 경우 공급 물량을 유동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야외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탈수 증상을 사전에 차단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조치다.

 

이러한 집중 지원의 배경에는 야외 공간에서의 온열질환 발생률이 높다는 통계적 근거가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378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수분과 염분 부족으로 인한 열탈진 증상을 보였으며, 발생 장소 역시 길가나 공원 등 실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수분 섭취만 제때 이루어져도 응급 상황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선에 냉장고를 배치하는 데 주력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 체계도 이미 갖춰진 상태다. 서울시는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시설 등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병물 아리수 20만 병을 상시 비축하고 있으며, 필요시 하루 최대 3만 2천 병까지 생산할 수 있는 가동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아리수본부 측은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한낮 시간대에 야외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 활동을 9월 말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번 나눔냉장고 운영은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폭염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뙤약볕 아래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이동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염이 일상이 된 기후 위기 시대에 아리수 나눔냉장고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도심 속 샘터' 역할을 수행하며 여름철 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