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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행, 라운드보다 '휴식'이 먼저

 골프 여행의 패러다임이 '몇 번을 치느냐'는 양적 경쟁에서 '어떻게 머무느냐'는 질적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대규모 인원을 모집해 정해진 틀에 맞춰 움직이던 과거의 단체 패키지는 점차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대신 최근에는 부부나 가까운 지인 2~4명이 본인이 원하는 날짜와 코스를 직접 선택해 떠나는 소규모 맞춤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의 최대 수혜지는 짧은 비행시간과 온천, 미식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을 보유한 일본으로, 짧고 잦은 골프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로 꼽힌다.

 

반면 자금력과 시간적 여유를 갖춘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프리미엄 장박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은 호주, 미국 하와이, 유럽 등 원거리 지역의 명문 코스를 찾아가 열흘 이상 머물며 여유로운 라운드를 즐긴다. 단순히 운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 골프 대회를 직접 관람하거나 크루즈 기항지에서 골프를 즐기는 등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는 골프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최근 모두투어가 선보인 호주 골드코스트 상품은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정교하게 반영했다. 대한항공 직항 노선과 최고급 리조트 숙박을 결합하고, 명문 코스 라운드와 함께 브리즈번 등 인근 도시 관광을 적절히 배합했다. 특히 골프를 치지 않는 가족이나 배우자의 만족도까지 고려해 설계된 이 상품은 골프 여행이 더 이상 골퍼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동의 편의성과 숙소의 품격, 그리고 동반자를 위한 관광 콘텐츠가 상품 선택의 결정적 기준이 된 셈이다.

 

골프 관광의 영역을 비약적으로 넓히고 있는 또 다른 주역은 파크골프다. 국내 파크골프장 수는 2020년 254개에서 2025년 552개로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협회 등록 회원 수 역시 23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장비와 비용 부담이 적어 노년층의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안착한 파크골프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 관광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행업계는 이들의 강력한 결속력과 활동성을 해외 대회 및 교류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오는 1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서는 300명 규모의 대규모 해외 파크골프 챔피언십이 개최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63홀 규모의 국제 규격 구장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은 물론, 현지 미식 체험과 관광을 병행하게 된다. 파크골프는 동호회 중심의 단체 이동이 잦고 친목 도모를 위한 대회 참여 욕구가 강해, 개별화되는 일반 골프 시장과 달리 대규모 단체 관광 상품화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용 용품업체와 여행사가 협력해 현지 동호인과의 교류를 주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국 골프 여행의 경쟁력은 이제 가격이나 라운드 횟수가 아닌, 얼마나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소수 정예의 맞춤형 휴양부터 동호회 중심의 대규모 파크골프 대회까지, 골프 관광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며 외연을 확장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숙박의 질과 이동의 편의성, 그리고 현지 문화 체험이 결합된 융복합 콘텐츠가 향후 골프 관광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 류지현에게 해법 맡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제15대 감독으로 류지현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13일 류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류지현 감독이 한화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류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모두 LG 트윈스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LG 사령탑을 맡았던 2021년과 2022년에는 팀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고,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성과를 남겼다.한화는 류 감독의 경험과 운영 철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리빌딩과 성적 도약 사이에서 굴곡을 겪었다. 2025시즌에는 김경문 전 감독 체제에서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올해는 투수진 붕괴 속에 57승83패4무,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홈런 1위, 팀 득점 2위에 오를 만큼 공격력은 있었지만 마운드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류 감독의 과제도 분명하다. 한화는 젊은 야수진과 장타력을 갖춘 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과 불펜의 안정감 회복이 시급하다. 단기 반등을 넘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마운드 재건, 유망주 성장, 베테랑 활용의 균형이 필요하다. 국가대표팀에서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묶어낸 경험이 한화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계약을 마친 류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의 감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고의 팬들과 함께 승리를 쌓아가며 강팀으로 나아가겠다. 구단의 비전인 명문 구단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프런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손혁 전 단장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단장직에는 석장현 전 경영지원실장이 내정됐다. 석 신임 단장은 2003년 한화에 입사해 스카우트, 홍보, 운영, 전략, 경영지원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한화 직원 출신이 단장에 오르는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현장과 프런트,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류 감독과의 호흡이 기대된다.한화는 앞서 김경문 전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전 감독은 2024년 6월 부임해 첫해 8위에 그쳤지만, 2025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2위로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으며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긴 침체를 겪던 한화에 가을야구의 기억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올해 한화는 기대와 달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타선은 리그 정상급 생산력을 보였지만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시즌 종료와 함께 감독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변화가 이어졌다.김경문 전 감독은 퇴임하며 “한화에서 1000승도 달성했고 구단에 감사하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어디서든 들리던 ‘최강 한화’ 응원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이제 한화는 류지현 감독 체제로 다시 출발선에 선다. 김경문 체제가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류지현 체제의 임무는 그 가능성을 꾸준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뜨거운 팬심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화가 다시 상위권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새 사령탑의 첫 시즌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