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가전 16종 '녹색상품' 싹쓸이, AI가 전기료 잡았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고 권위의 친환경 상으로 꼽히는 '2026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서 총 16개의 제품을 명단에 올리며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증명했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녹색구매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에서 삼성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기술과 혁신적인 고효율 하드웨어를 앞세워 업계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문가 그룹과 소비자 평가단 300여 명이 환경성과 상품성을 꼼꼼히 따져 선정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브랜드 신뢰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전력 최적화 솔루션이 실제 가계 경제와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프로 벽걸이 에어컨과 김치냉장고는 본상 외에도 인기상까지 거머쥐며 2관왕을 달성했다. 이들 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스스로 줄이는 지능형 제어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가전제품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환경을 생각하는 능동적인 기기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자 평가단은 디자인의 심미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에너지 효율 등급과 재활용 소재 활용 여부 등 지속 가능한 가치에 주목하며 삼성 제품의 손을 들어주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는 EHS 히트펌프 보일러의 수상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보일러와 달리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하는 이 제품은 난방 효율을 기존 대비 약 5배가량 끌어올리는 혁신을 보여주었다. 고효율 열교환 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강력한 난방 성능을 유지한다는 점이 친환경 난방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탈탄소 정책 기조와 맞물려 향후 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 제품군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에어컨 분야에서는 쾌적제습 기능을 도입한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실내 습도에 따라 냉매량을 미세하게 조절하여 열교환기를 필요한 만큼만 냉각하는 특허 기술을 사용한다. 기존 제습 기능이 실내 온도를 급격히 낮춰 에너지를 낭비하던 단점을 보완해 균일한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력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습한 여름철 쾌적함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한 기술적 진보라고 볼 수 있다.

 


모바일 기기 부문에서도 삼성의 친환경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6 시리즈와 갤럭시 북6 프로가 나란히 녹색상품으로 선정되며 하드웨어 제조 공정의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업계 최초로 재활용 탄탈륨과 리튬을 부품 일부에 적용하는 등 자원 순환형 제조 공법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을 넘어 희귀 금속의 재활용까지 영역을 넓힌 삼성의 시도는 모바일 산업 전반에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제품 기획 단계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친환경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한 에너지 절감을 넘어 지구 자원을 보존하고 소비자에게는 경제적 이득을 돌려주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전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이번 녹색상품 선정 결과가 명확히 보여주었다. 삼성은 앞으로도 고효율 부품 개발과 AI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가전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