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나트랑 대신 깜란? 베트남 휴양지 세대교체

 한국인의 동남아시아 여행 지도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법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 방문객은 약 433만 명으로, 전통적인 강자였던 태국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열기는 올해 들어서도 식지 않고 있으며, 1분기에만 132만 명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목할 점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기존의 유명 관광지를 넘어 더 쾌적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신흥 휴양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베트남 중남부 해안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나트랑 시내 대신 깜란(Cam Ranh) 지역을 선택하는 여행객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나트랑 시내까지 이동하려면 공항에서 차로 1시간 가까이 소요되지만, 깜란 바이다이 해변의 리조트 단지는 공항에서 불과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 매일 운항되는 직항편을 이용해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장거리 이동에 취약한 어린아이나 노부모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깜란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숙소로는 바이다이 해변에 위치한 알마 리조트 깜란이 꼽힌다. 약 9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 조성된 이 리조트는 580개의 전 객실이 오션뷰 스위트와 풀빌라로 구성된 프리미엄 휴양 시설이다. 가장 작은 객실조차 일반 호텔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자랑하며, 800m 길이의 전용 해변을 따라 배치된 12개의 야외 수영장은 투숙객들에게 압도적인 개방감과 프라이빗한 휴식 환경을 동시에 제공한다.

 

알마 리조트 깜란의 경쟁력은 단순히 규모에만 있지 않다. 워터파크와 14개의 다채로운 레스토랑, 사이언스 뮤지엄, 미니골프장 등 리조트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시설을 갖췄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4년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트래블 앤 레저'가 선정한 동남아시아 최고의 리조트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시아 전체에서는 2위, 세계적으로는 9위에 랭크되며 글로벌 수준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리조트 측은 국내 마케팅 전문 기업인 에스마케팅과 손잡고 본격적인 한국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국내 주요 여행사 및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과의 협업은 물론, 인플루언서와 미디어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깜란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숙박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깜란이라는 지역이 가진 지리적 이점과 고품격 휴양 문화를 한국 여행 시장에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여행 업계 전문가들은 깜란 지역이 가진 뛰어난 접근성과 대규모 인프라가 한국 여행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공항과의 인접성이라는 실용적인 가치와 세계적인 수준의 리조트 시설이 결합하면서, 깜란은 이제 나트랑 여행의 부속지가 아닌 독립적인 목적지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베트남 여행의 패러다임이 시내 관광에서 진정한 의미의 '리조트 휴양'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깜란 바이다이 해변은 올여름 가장 뜨거운 휴양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리센느 효과' 지운 폭우, 거제의 눈물

 여름 피서철의 대미를 장식해야 할 경남 거제시 덕포해수욕장이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 탓에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궂은 날씨를 뚫고 몰려든 피서객들로 인근 식당과 카페가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현재는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긴 채 텅 빈 백사장만이 남았다. 해변 곳곳에는 폭우에 휩쓸려 온 나뭇가지와 각종 부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즐거움을 선사하던 물놀이 시설들은 흉물스럽게 흩어져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상인들은 하룻밤 사이에 뒤바뀐 풍경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특히 이번 여름은 거제 출신 멤버 원이가 속한 걸그룹 리센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이른바 '리센느 효과' 덕분에 평일에도 식당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카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만석을 기록하며 모처럼의 특수를 누렸다. 상인들은 피크 시즌을 대비해 식재료를 대량으로 준비하며 마지막 대목을 기대했으나, 갑작스러운 수해로 인해 모든 준비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폭우 전날까지만 해도 비를 맞으며 줄을 서던 손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수욕장 폐장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재해는 지역 상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연일 보도되는 거제의 비 피해 소식에 관광객들이 방문을 주저하면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상점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수박 주스 재료와 소금빵 등 미리 주문해둔 물량들은 손님을 찾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수해 현장에서는 훈훈한 미담도 전해졌다. 경기도 김포에서 리센느의 팬으로서 거제 여행을 계획했던 한 남성은 휴가를 반납하고 수해 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 그는 원래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하려 했던 여행지가 처참하게 변한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사흘 동안 고령 주민들의 복구 작업을 돕는 등 헌신적인 활동을 펼쳤다. 한 명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유물 더미 앞에서도 그는 묵묵히 복구의 손길을 보태며 상인들에게 위로를 건넸다.물놀이장 관계자들도 폐장 전 마지막 운영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물속을 오가며 떠내려간 시설물을 수습하고 위험한 부유물을 건져내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23일로 예정된 폐장일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한 데다, 훼손된 백사장을 정상화하기에는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상인들은 이번 주말이 사실상 올여름 장사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지만, 하늘의 도움 없이는 복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거제 덕포해수욕장의 이번 사례는 기상 이변이 지역 관광 산업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리센느라는 새로운 관광 동력을 얻어 활기를 띠던 어촌 마을이 자연재해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자체와 시민들의 합심으로 백사장의 부유물이 걷히고 다시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