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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의 뼈아픈 1이닝 3실점, 결국 마이너리그로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생존기가 다시 한번 고비를 맞았다.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은 2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고우석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8일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화려한 복귀를 알린 지 불과 14일 만이다. 4경기라는 짧은 기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채 짐을 싸게 된 고우석의 행보에 국내외 야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결정적인 원인은 최근 경기에서의 부진이었다. 고우석은 지난 10일 데뷔전 이후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연착륙하는 듯 보였으나, 21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7회말 구원 등판한 그는 홈런 한 개를 포함해 4개의 안타를 집중 허용하며 1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 경기 이후 고우석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9.00까지 치솟았고, 구단은 불펜진 정비를 위해 결국 그를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고우석은 이번 마이너리그 이관 과정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과거 마이애미 시절 이미 한 차례 아웃라이트 절차를 겪었기에 노사협정에 따라 구단의 배치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우석은 현실적인 판단하에 팀에 남기로 했다. 새로운 팀을 찾는 모험보다는 현재 불펜진이 취약한 미네소타 내에서 실력을 재정비해 다시 콜업을 노리는 것이 빅리그 재입성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미네소타의 불펜 상황은 고우석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현재 미네소타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권인 27위에 머물러 있다. 뒷문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구단 입장에서도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고우석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다. 트리플A에서 안정적인 투구 내용과 구속 회복을 보여준다면, 불펜 보강이 절실한 시점에 고우석은 다시 한번 미네소타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지 언론의 분석도 고우석의 잠재력에 여전히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미국 매체들은 고우석이 압박감이 덜한 마이너리그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되찾고 주무기인 커브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살아난다면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다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구단 역시 고우석의 구위를 믿고 현금 트레이드까지 단행했던 만큼, 그가 반등할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2주간의 짧은 빅리그 나들이는 멈췄지만, 고우석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험난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며 스스로 기회를 쟁취했던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이번 시련이 오히려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0인 로스터 자리를 지키며 트리플A에서 절치부심할 고우석이 과연 언제쯤 다시 타겟 필드 마운드에 서서 강속구를 뿌릴 수 있을지, 그의 불굴의 도전 정신에 야구팬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벼랑 끝 여자배구, 반등 신호탄 쏜 차상현호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인도네시아와의 평가전 시리즈를 전승으로 장식하며 국제무대 반등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6일 제천에서 열린 마지막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로써 한국은 세 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최근 이어온 상승세를 입증했다. 하지만 사령탑인 차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다가올 주요 국제대회에 나설 최종 명단을 확정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차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을 세터 포지션의 낙점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김다인과 이수연, 이고은 등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세 명의 세터가 합류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통보하기 전이라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엔트리 구성을 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가용 자원 중 일부를 제외해야 하는 냉정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령탑의 심리적 부담감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대표팀은 그동안 김연경의 은퇴 이후 전례 없는 침체기를 겪으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최하위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세계랭킹도 30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지난달 AVC컵 7전 전승 우승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차 감독은 선수들이 휴식기까지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한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힘든 여정을 묵묵히 따라와 준 주장 강소휘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승리 속에서도 기술적인 보완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차 감독은 특히 후위 공격의 점유율과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내 V리그의 경우 외국인 선수들에게 후위 공격 비중이 쏠려 있다 보니, 대표팀 선수들이 실전에서 파워 있는 백어택을 구사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위에서의 조직적인 블로킹은 개선되었지만, 수비 이후 반격 상황에서 후위 공격수가 상대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추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평가전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들의 활약은 수확이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합류한 육서영은 뛰어난 신장과 공격 파워를 앞세워 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단계지만, 높이가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강소휘 등 기존 주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핵심 조커로 기대를 모은다. 차 감독은 육서영의 몸 상태가 완벽해진다면 대표팀의 공격 루트가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대표팀은 이제 동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9월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일정에 돌입한다. 차 감독은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고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승부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성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보다는 눈앞의 경기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도장 깨기' 전략을 통해 여자배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사령탑의 의지는 단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