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민주 전대 덮친 신천지, 김민석의 경고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정책 대결 대신 특정 종교 단체의 개입 의혹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전대 과정에 신천지 세력이 조직적으로 침투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당내 후보들 간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양새다. 특히 이 의혹이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한 유착설로 증폭되자, 정 전 대표 측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전당대회는 사실상 음모론과 네거티브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 이재명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과 분열주의, 그리고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타파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천지가 과거 대선 경선 당시에도 조직적으로 개입해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 했던 전례가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반명' 후보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시절 신천지의 민주당 입당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러한 개입설은 즉각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한 배후설로 비화하며 당내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정 전 대표가 최근 강연을 진행한 언론사가 신천지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과 과거 지역구 행사에서 특정 인사와 함께 찍힌 사진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탓이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전 대표가 지도부에 있을 당시 신천지 관련 특검이 무산된 점을 언급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는 사실상 정 전 대표가 신천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것 아니냐는 노골적인 의구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황당무계한 네거티브"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과거 행사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참석한 일상적인 활동이었을 뿐이며,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함께했던 자리라고 해명했다. 또한 특검 무산 의혹에 대해서도 당정과 청와대가 수사 효율성을 위해 합수본에 맡기기로 조율한 결과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전 대표는 근거 없는 비방을 멈추지 않을 경우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당내 친청계 인사들도 김 전 총리를 향해 역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김 전 총리가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연기만 피우며 당 전체를 종교 단체와 결탁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 측근들은 정치인이 지역 행사에 참석한 것과 선거에 종교 세력을 동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김 전 총리가 제기한 의혹의 실체를 조속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당 내부에서도 과도한 네거티브가 오히려 당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선거 이후의 통합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가 종반으로 치닫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는 민주당 내부의 권력 지형 변화와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책 비전보다는 상대 후보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가 민생을 외면한 채 계파 간의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까지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8·17 전당대회는 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드는 상처뿐인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산경찰 국감서 스토킹·장애인 수사 도마

 부산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토킹 가해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발생한 염산 테러 사건과 발달장애인 2명이 소액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혐의로 특수절도 사건에 송치된 사례를 두고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사건 관리와 전담경찰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21일 부산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염산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의 피해자 보호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7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린 사건이다. 이 남성은 앞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을 피한 상태였다.박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범죄 안전조치 심사를 진행했고, 피해자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자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박 의원은 “긴급응급조치 이후 17분 만에 가해자가 염산테러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위험성 체크리스트 작성 및 활용 매뉴얼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해당 체크리스트를 다시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경찰이 관련 절차를 매뉴얼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된 것이다.피해자에 대한 순찰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피해자의 최초 신고 이후 경찰이 순찰을 실시했지만, 정작 피해자가 근무하는 시간대가 아닌 퇴근시간 이후에 순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범죄 위험이 높은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순찰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면 피해자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이에 박 의원은 맞춤형 순찰의 운영 기준을 다시 검토하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 조치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수사 전문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사전에 위험 신호가 확인되더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속 여부와 별개로 실효성 있는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30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놓고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경찰이 사건의 성격과 당사자의 상황에 맞게 대응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전담경찰관을 통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수사는 전담경찰관이 담당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식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박상웅 국민의힘 의원도 발달장애인에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이 새로운 수사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장애인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면 수사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전담경찰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담 인력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에서 경찰의 판단과 대응이 당사자의 권리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원들의 지적에 김성희 부산경찰청장은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사건을 시경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선 경찰서장들이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사건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전담경찰관 교육에 대해서도 보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 본청에서 실시하는 전담경찰관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별도의 교육 과정을 편성해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차원의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추가 교육을 실시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발달장애인 수사 문제 외에도 경찰 수사권과 인력 운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수사권 강화 문제와 늘어나는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인력 보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 조치의 실효성부터 장애인의 권리를 고려한 수사 절차, 경찰 조직의 전문성과 인력 문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부산경찰청이 약속한 종합대책과 교육 강화 방안이 실제 현장 대응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