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Z세대 '바퀴벌레당' 뉴델리 점거 시위

 인도 청년층의 분노가 뉴델리 심장부를 집어삼키며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Z세대가 주축이 된 반정부 조직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들은 현지 시각 20일, 교육부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의회 진입을 시도하는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몬순의 빗줄기 속에서도 1만 2,000여 명의 시위대는 국기를 흔들며 정부의 실정을 규탄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수도 뉴델리에서 발생한 집회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되며 인도 정국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뉴델리 전역에 5인 이상 집회 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의회로 향하는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공권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투석전으로 맞서며 팽팽한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이 여파로 당일 의회 일정은 야당의 거센 항의와 파행 끝에 조기에 종료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5월 인도 대법관이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모욕적인 발언에서 시작됐다. 청년들은 이 멸칭을 당당히 단체명으로 내걸고 의대 입학시험지 유출 사건의 진상 규명과 극심한 취업난 해결을 요구하며 세력을 결집했다. 현재 2,300만 명의 SNS 지지자를 확보한 이들은 강력한 우파 정부인 모디 정권에 가장 위협적인 도전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외신들은 이들을 예상치 못한 정치적 변수로 지목하며 인도 청년층의 각성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시위의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저명한 사회운동가 소남 왕축에 대한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였다. 왕축은 바퀴벌레국민당과 연대해 단식 농성을 벌이던 중 경찰에 의해 강제로 병원에 이송되어 사실상 구금 상태에 놓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프라카시 라지 등 영향력 있는 발리우드 배우들이 잇따라 지지 성명을 발표하며 반정부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가세는 청년들의 운동에 도덕적 정당성과 대중적 파급력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인도 정부는 결국 강경 대응에서 한발 물러나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JP 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위 당일 오후 바퀴벌레국민당 대표단과 긴급 면담을 갖고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시위대 측은 교육부 장관의 파면과 왕축의 즉각적인 석방, 그리고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고통받은 학생 유족에 대한 거액의 보상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정부 측은 해당 요구 사항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퀴벌레국민당은 정부의 제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투쟁의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전국적인 동조 시위를 독려하고 있어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하다. 모디 정부가 청년들의 절규를 정책적으로 수용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지는 향후 며칠간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인도의 미래를 짊어진 Z세대의 거친 함성은 뉴델리의 의회 광장을 넘어 인도 전역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엔저에 환전 폭주, 19개월 만에 최대치 경신

 역대급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거주자들의 엔화 환전 규모가 약 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주요 시중은행에서 이뤄진 엔화 환전액은 315억 엔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 가치는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을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의 실수요와 향후 환율 반등을 노린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올해 전체 엔화 환전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의 70%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환전액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7월 들어 원·엔 환율이 800원대 후반까지 밀려나자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다른 해외 여행지의 매력도가 떨어진 반면,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가가 저렴해진 일본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외환 시장에서는 원화와 엔화의 엇갈린 행보가 이번 현상을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국내 기업의 대규모 외화 조달 자금이 원화로 환전되면서 원화 가치는 상승 압력을 받은 반면, 일본 엔화는 달러당 164엔에 육박할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환율의 변화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원·엔 환율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곧바로 시중은행 창구의 엔화 매수 열풍으로 이어졌다.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엔화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는 '환테크' 움직임도 뚜렷하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약 700억 엔 가까이 급증하며 1조 엔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당장 일본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엔화 가치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 아래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의 향방과 일본 금융당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향후 엔화 가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성급한 몰빵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초 1조 엔을 상회했던 예금 잔액과 비교하면 현재의 증가세는 다소 완만한 편이며, 이는 엔화의 단기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일본 여행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8월 초까지 엔화 환전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으며, 공항 환전소는 몰려드는 이용객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가 맞물린 가운데, 엔저를 활용하려는 개인들의 자금 이동은 당분간 금융권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