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퇴직 교수도 복귀, 중국 휩쓰는 '백발 재취업'

 중국 사회가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에 직면하면서 정년을 마친 전문 인력을 다시 일터로 불러들이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과거 민간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은퇴자 재고용이 최근에는 대학과 공립병원, 정부 기관 등 공공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고령층을 활용해 국가 시스템의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쓰촨성의 한 대학에서 퇴직한 60대 전기공학 교수는 정년 직후 연구원 신분으로 복귀해 기존 연구 과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학 측은 고난도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베테랑 인력이 부족해지자 파격적인 재고용 제안을 건넸고, 해당 교수는 급여가 줄어들었음에도 사회적 기여를 위해 이를 수락했다. 이처럼 은퇴자들은 연금 수급 덕분에 인건비 부담이 적으면서도 업무 효율은 높다는 장점이 있어, 예산 절감과 성과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기관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단계적 정년 연장 정책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남성 60세, 여성 사무직 55세인 법정 정년을 각각 63세와 58세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 인력 활용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윈난성 교통국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공립병원 등 지방 정부와 의료 기관들은 이미 퇴직 기술자와 의사들을 자문위원이나 전문의로 대거 채용하며 젊은 인력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는 멘토 역할을 맡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백발 인재'의 귀환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 사이에서는 노년층의 재고용 확대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매년 수천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오지만 고부가가치 일자리는 한정된 상황에서, 은퇴자들이 상위 직급이나 전문직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세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고령 인력 활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청년 실업 문제와의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고령층과 청년층이 같은 파이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는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자 재고용은 청년들이 기피하는 숙련 기술 전수나 자문 역할에 집중하고, 신규 채용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 확대하는 식의 직무 분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이미 3억 명을 돌파해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향후 10년 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들은 건강한 은퇴 인력의 잠재력을 사장시키지 않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숙련된 노련함과 젊은 패기가 공존할 수 있는 노동 시장 체질 개선이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포항 보릿돌교 붕괴, 낚시객 17명 고립

 경북 포항의 유명 해상 관광지인 보릿돌교가 대낮에 갑자기 붕괴하면서 휴가철 관광객들이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오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에 위치한 이 해상 인도교는 굉음과 함께 중간 교각 두 구간이 순식간에 바다로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다리 끝부분 갯바위에서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던 시민 17명이 퇴로가 끊겨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와 민간 어선이 신속하게 합동 구조 작전을 펼친 끝에 고립자 전원을 무사히 구조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대형 참사 직전이었음을 보여주었다. 영상 속 보릿돌교는 중앙부가 먼저 침하한 뒤 양옆의 상판이 연쇄적으로 꺾이며 바다를 향해 'W'자 형태로 무너져 내렸다. 특히 붕괴 지점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곳을 걷던 한 보행자가 다리가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하고 급히 발길을 돌려 탈출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보행자가 조금만 더 일찍 진입했더라면 끔찍한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당시의 긴박함을 전했다.현장 목격자들은 폭발음과 맞먹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다리가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가게 안까지 들려온 굉음에 놀라 밖을 내다보니 바다 위로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보트가 지나가며 생긴 파도인 줄 알았으나, 이내 평소 보이던 다리 형태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포항시와 소방, 해경 등 7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수중 수색을 벌였으나 다행히 추가적인 피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붕괴한 보릿돌교는 지난 2013년에 준공된 총길이 225m 규모의 해상 보행교로, 지역의 주요 관광 명소 중 하나다. 문제는 이 다리가 최근 안전 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이미 보수 및 보강 공사를 마친 상태였다는 점이다. 보강 공사를 완료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구조물이 힘없이 무너져 내린 것을 두고 부실 점검이나 시공 불량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포항시는 구조물 피로 누적과 최근의 기록적인 폭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포항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 내 유사한 해상 전망 시설에 대한 전수 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가리 닻 전망대를 포함해 해상 보행교와 전망대 등 사고 위험이 있는 모든 시설의 출입을 일시 통제하고 긴급 안전 진단을 진행할 방침이다. 바다 위에 설치된 구조물 특성상 염분에 의한 부식과 파도의 충격에 상시 노출되어 있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점검 체계가 형식적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경찰과 관계 당국은 교량의 설계부터 시공, 그리고 최근 진행된 보수 과정 전반에 걸쳐 위법 사항이 없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안전 점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가 적절했는지와 관리 주체인 지자체의 지도 감독 소홀 여부가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낮 관광지에서 발생한 이번 붕괴 사고는 시설물 안전 관리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