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8·17 전대 앞두고 불붙은 보완수사권, 민주당 분열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노선 갈등이 전면적인 세력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권 재도전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는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을 완성하기 위해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며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것은 검찰 개혁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당원들에게 개혁의 선봉에 선 자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서영교, 김용민 등 강경파 의원들도 이에 가세해 보완수사권 존치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당내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강경 기류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수사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참석 의원의 상당수가 보완수사권의 일부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지도부의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홍기원 의원은 아예 보완수사권 존치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강경파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제한하되,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기능까지 없앨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당 밖의 유력 스피커들도 이번 논쟁에 가세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유튜버 김어준 씨는 당초 약속했던 완전 폐지 당론을 지키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고, 유시민 작가 역시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의 검찰 개혁 의지를 비판하며 전선에 합류했다. 특히 유 작가는 대통령이 경찰 견제를 명분으로 수사·기소 분리를 회피하고 있다며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러한 외부의 공세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집결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옮겨붙어,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의원들을 향한 거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 측 사령탑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보완수사권의 실무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정 장관은 검찰이 불송치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해 결정을 뒤집는 사례가 연간 수천 건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정치적 사건이나 검사 관련 사건에 매몰되기보다, 수십만 건에 달하는 일반 형사 사건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현실을 냉정하게 봐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이 제기한 검찰의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론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당내 분열을 수습하려 애쓰고 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전당대회 표심을 의식한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검찰 수사권 폐지 완수를 공약으로 내걸며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있어, 당내 합리적 토론보다는 세 대결 위주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책적 타당성보다는 누가 더 강하게 검찰을 압박하느냐가 당락의 기준이 되는 분위기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이번 내전은 단순한 법안 개정 논의를 넘어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경파의 주장대로 완전 폐지를 밀어붙일 경우 검찰 개혁의 상징성은 확보할 수 있으나, 민생 수사 차질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신중론을 수용할 경우 지지층의 이탈과 개혁 후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양측의 간극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참혹한 결과는 결국 민주당 전체의 상처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청래·김민석 양강 충돌, 8·17 전당대회 시계제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정청래·김민석 두 후보의 경쟁이 정책 대결의 선을 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8·17 전당대회를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서 양측은 서로를 향해 '방화범'과 '분열주의자'라는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특히 김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신도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정 후보가 반격 카드로 꺼낸 레버리지 ETF 책임론은 경선 판도를 네거티브 공방으로 몰아넣었다.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하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당의 화합보다는 계파 간의 세 대결로 변질되면서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김민석 후보는 6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신천지 개입 의혹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과거 계엄령 가능성을 예견했던 통찰력을 언급하며 이번 의혹 제기 역시 단순한 추측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를 '허위신고를 일삼는 방화범'에 비유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정 후보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당의 축제를 망치는 행위는 윤리감찰 대상이라며 김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김 후보가 총리 재임 시절 도입된 특정 금융 상품이 국민에게 피해를 줬다며 역공을 펼쳤다.두 후보의 충돌은 검찰 개혁의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지연 책임을 놓고 더욱 격화되었다. 김 후보 측은 총리 시절 당 지도부에 개정안 처리를 요청했으나 당시 대표였던 정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고의로 처리를 늦췄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당시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회 일정을 잡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후보의 주장을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왜곡'으로 규정했다. 개혁의 고삐를 누가 쥐고 있었느냐를 둔 진실 공방은 당의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이번 공방은 후보 개인을 넘어 최고위원 후보들이 가세한 대리전으로 확산되며 당내 계파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후보는 지방선거 기간 중 입법 절차를 밟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정 후보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반면 강득구 후보 등은 과거 정부와 청와대의 선거 평가 조율 과정을 언급하며 정 후보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조준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특정 당 대표 후보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계파 간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과거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해석 차이도 갈등의 불씨가 됐다. 정 후보가 당시 당·정·청이 선거 결과를 사실상 승리로 규정하기로 조율했다고 주장하자, 김 후보 측과 일부 현역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반성의 메시지를 냈던 사실을 들어 정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통령의 의중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후보 간의 신뢰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선거 승패의 기준마저 정파적 이익에 따라 엇갈리면서 당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전당대회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후보 간의 감정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번 경선이 남긴 상처가 선거 이후 당의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과 맞물린 검찰 개혁 이슈가 선거 전략으로 소비되면서 정책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의 앙금을 씻어내고 거대 야당을 하나로 묶어세우는 것이 차기 지도부의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