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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투표제면 김문수 당선? 비현실적 가설의 함정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자들에게 선호 순위를 매겨 투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의 표를 차순위자에게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자 일각에서는 지난 21대 대통령선거에 이 제도가 적용됐다면 당선인이 바뀌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보수 진영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표가 합쳐져 역전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논리가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선거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이러한 역전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49.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과반에 단 0.58%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반면 2위 김문수 후보는 41.15%를 얻어 이재명 후보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하위 후보들의 표 중 8.85%포인트를 추가로 확보해야 했다. 이는 이준석 후보를 포함한 모든 하위 후보 득표분의 약 94%에 달하는 수치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몰표가 쏟아져야만 가능한 수치다.

 


정치 전문가들은 하위 후보 지지자들의 표가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쏠릴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선호투표제의 핵심은 꼴찌 후보가 탈락할 때 그 표가 어디로 흐르느냐에 있는데, 당시 4위였던 권영국 후보나 5위 송진호 후보의 표가 김문수 후보에게 갈 확률은 낮다. 오히려 진보 성향 유권자의 표 일부만 이재명 후보에게 흡수되어도 이 후보는 즉시 과반을 달성하게 된다. 이준석 후보의 표가 계산에 포함되기도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과거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층의 약 절반만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으며, 약 30%에 가까운 인원은 오히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즉, 선호투표제가 실시되었더라도 이준석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는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로 분산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결과적으로 두 보수 후보의 득표율을 산술적으로 합산해 역전을 주장하는 것은 유권자의 복잡한 표심을 간과한 오류에 가깝다.

 


결선투표제와 선호투표제의 태생적 차이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 이후 후보 간의 명시적인 정치적 연대나 단일화가 활발히 일어나며 표심의 대이동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선호투표제는 투표 전에 이미 모든 순위를 결정해야 하므로, 정당 간의 사전 연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벌어지기 어렵다. 지난 대선의 구도를 대입해봐도 선호투표제 환경에서는 1위 후보의 과반 달성을 저지하기보다는 오히려 굳혀주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

 

결국 민주당의 이번 제도 도입을 둘러싼 '대선 결과 번복' 주장은 통계적 근거가 부족한 과장된 가설로 확인됐다. 유권자가 한 후보에게만 기표하는 현행 방식에서 나머지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며, 하위 후보들의 미세한 득표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되기에는 이재명 후보의 당시 득표력이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내부의 선호투표제 도입 논쟁은 제도 자체의 민주적 정당성이나 당내 계파 간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이 타당하며, 과거 대선 결과와의 무리한 결부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장윤기 사건 은폐 의혹, 국수본 압수수색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에 대한 경찰의 초동 수사 은폐 의혹이 경찰 지휘부의 조직적 개입설로 번지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사건 당시 수사 지휘 라인에 있던 핵심 간부가 국가수사본부의 지침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검찰과 경찰 특별수사단이 국수본을 상대로 전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현장 수사팀의 판단 착오를 넘어 경찰 수뇌부가 사건 축소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경찰 조직 전체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사건의 발단은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박 모 경정의 영장실질심사 발언이었다. 박 경정 측은 법정에서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 사건 병합을 세 차례나 요청했으나, 국수본과 광주경찰청의 지침에 따라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즉, 현장 수사팀은 강간 살인 혐의를 입증하려 했으나 상급 기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이를 가로막았다는 취지다. 이러한 주장은 그간 경찰이 주장해 온 '증거 부족에 따른 일반 살인 적용'이라는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거세다.검찰과 경찰 특별수사단은 박 경정의 폭로 직후인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경찰 내부에서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증거가 인멸된 정황을 포착하고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동시에 경찰 특별수사단도 당시 보고 체계와 지휘 라인에서 오간 문서들을 확보해 실제 부당한 지시가 내려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경찰 특별수사단은 박 경정의 주장과 달리, 그가 일반 살인 혐의로 사건을 송치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들의 진술과 확보된 정황 증거들은 박 경정이 수사 방향을 임의로 조정한 정황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 특수단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특수단은 박 경정에게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윗선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 중이다.이번 사태는 경찰의 수사 종결권과 보완 수사권 폐지 등 수사 구조 개혁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상징하는 국수본이 오히려 사건 은폐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국수본의 실제 지휘 문건이나 보고 내용이 확인될 경우, 사건의 성격이 '초동 부실'에서 '조직적 수사 개입'으로 완전히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수사는 광산경찰서를 넘어 광주경찰청과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까지 전방위로 확대된 상태다. 검찰과 경찰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경쟁적으로 강제 수사를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장윤기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 했던 배후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기관들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당시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 간부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며, 경찰 수뇌부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