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여권형 폴드8 등판… 삼성, 애플 기준 선점

 삼성전자가 8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파격적인 라인업 재편을 예고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초콜릿을 부러뜨리는 연출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암시한 삼성은, 기존 폴드와 플립 체제에 '여권형'으로 불리는 가로 확장형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군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올 하반기 처음으로 폴더블 시장에 발을 들이는 숙적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선제적 포지셔닝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롭게 추가될 '갤럭시Z폴드8'은 기존보다 세로 길이는 줄이고 가로 폭을 넓혀 펼쳤을 때 4대 3 비율의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길쭉한 형태는 초고성능을 지향하는 '울트라' 모델로 격상시키고, 애플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 아이폰과 유사한 규격의 신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원화 전략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애플보다 한발 앞서 비슷한 화면비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폴더블폰의 표준이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 한다고 분석한다.

 


가격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부품 가격 상승과 고사양화가 맞물리면서 신형 폴더블폰의 가격은 300만 원대를 훌쩍 넘어 최고 사양 모델의 경우 4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 역시 팀 쿡 CEO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첫 폴더블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가 300만 원대 중반으로 거론되고 있다. 초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프리미엄 소비층의 견고한 수요와 높은 마진 구조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 시장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매가 1600달러 이상의 초고가 제품 비중이 전체의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 저항감이 적은 초기 수용자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품비 상승 부담을 흡수하면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폴더블 제품군이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의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애플의 참전은 삼성전자가 독주해온 시장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변수다. 특히 삼성의 텃밭이었던 북미 시장에서 애플이 단숨에 점유율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해 자신들만의 사용자 경험을 '새로운 기준'으로 정립하는 상황을 삼성이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이 화면비를 조정한 신제품을 서둘러 선보이는 배경에는 애플과의 비교 우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결국 이번 8세대 대결은 단순한 판매량 싸움을 넘어 폴더블폰의 진정한 표준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자존심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프리미엄 시장의 포화 상태 속에서 삼성은 기술적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소비자들은 4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혁신적인 경험을 요구하고 있으며, 삼성과 애플 중 누가 먼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표준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향후 폴더블 시장의 패권이 결정될 전망이다.

 

 

 

엔저에 환전 폭주, 19개월 만에 최대치 경신

 역대급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거주자들의 엔화 환전 규모가 약 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주요 시중은행에서 이뤄진 엔화 환전액은 315억 엔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 가치는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을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의 실수요와 향후 환율 반등을 노린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올해 전체 엔화 환전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의 70%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환전액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7월 들어 원·엔 환율이 800원대 후반까지 밀려나자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다른 해외 여행지의 매력도가 떨어진 반면,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가가 저렴해진 일본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외환 시장에서는 원화와 엔화의 엇갈린 행보가 이번 현상을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국내 기업의 대규모 외화 조달 자금이 원화로 환전되면서 원화 가치는 상승 압력을 받은 반면, 일본 엔화는 달러당 164엔에 육박할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환율의 변화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원·엔 환율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곧바로 시중은행 창구의 엔화 매수 열풍으로 이어졌다.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엔화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는 '환테크' 움직임도 뚜렷하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약 700억 엔 가까이 급증하며 1조 엔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당장 일본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엔화 가치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 아래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의 향방과 일본 금융당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향후 엔화 가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성급한 몰빵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초 1조 엔을 상회했던 예금 잔액과 비교하면 현재의 증가세는 다소 완만한 편이며, 이는 엔화의 단기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일본 여행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8월 초까지 엔화 환전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으며, 공항 환전소는 몰려드는 이용객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가 맞물린 가운데, 엔저를 활용하려는 개인들의 자금 이동은 당분간 금융권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