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쿠팡은 표적 됐다”…백악관, 한국 정부 정조준

쿠팡을 둘러싼 한미 간 신경전이 미 의회 차원을 넘어 백악관으로 확대됐다.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반박하자, 백악관은 “명백한 차별적 표적화”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백악관은 2일 현지시간 뉴시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어떤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쿠팡은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특히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통상 현안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시장 접근 제한을 포함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가 쿠팡 사태와 관련해 백악관 명의의 직접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쿠팡 문제는 주로 미 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앞서 미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경쟁 차단: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35쪽 분량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압박해왔다며,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규정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보고서에서 “쿠팡은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표적이 됐다”며 “한국 정부가 쿠팡을 반복적으로 조사하고 규제당국을 통해 부당한 요구를 했으며,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에 대한 한국의 적대감은 수년간 이어졌고, 전직 직원이 제한적인 규모의 고객 정보를 탈취한 사건 이후 더욱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렸고, 쿠팡을 범죄 조직처럼 묘사했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와 함께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여러 조사가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조치가 미국 기업과 미국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나아가 한국의 대응이 한미 간 무역 합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강하게 반박했다. 외교부는 입장문을 통해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가 쿠팡 측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쿠팡에 대한 모든 조사와 조치는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고 비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기업의 국적과 관계없이 공정한 기업 활동 환경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도 보고서에 담긴 일부 주장에 반박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쿠팡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 직원이 국가정보원과 접촉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쿠팡의 일방적이고 허위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논란은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와 조사를 둘러싼 법 집행 문제를 넘어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적 규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조사일 뿐 특정 기업이나 국적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백악관이 직접 입장을 내면서 이번 사안은 향후 양국 간 경제·통상 협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개인정보 유출 책임과 플랫폼 규제 문제를 넘어,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접근성과 공정 경쟁 문제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명태균의 ‘예고 글’ 현실? 오세훈 벌금 1000만원에 서울시 술렁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과거 명태균 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명 씨는 지난달 4일 SNS를 통해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을 향해 “당선 축하드립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곧바로 “잔칫날 재 뿌리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도 잘 알다시피 1심 유죄가 나온다”며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자애하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유죄 가능성을 미리 언급한 듯한 표현이 1심 선고 이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명 씨는 같은 달 18일에도 서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을 찾은 사진을 올리며 오 시장을 비판했다. 당시 그는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는 오세훈만 없구나?”라고 적었고, 이어 “서울 시민께 재선거는 아니더라도 재보궐 선거를 선물로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날에는 국민의힘을 향해 “오 시장 유죄 선고 이후 펼쳐질 당내 정치 투쟁을 잘 준비하라”는 글도 남겼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 원,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그 비용 일부를 김 씨가 대신 지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소장에 적힌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으며, 재판부는 김 씨가 명 씨 측에 총 2100만 원을 대납했다고 봤다.이번 사건은 오 시장이 명 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비용을 제3자가 대신 내도록 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오 시장을 불구속 기소했고, 강 전 부시장과 김 씨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앞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벌금형을 선고했다.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 신빙성도 일부 인정했다. 명 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오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살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론조사 대가로 아파트를 약속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재판부는 명 씨 진술이 완전히 일관되지는 않고, 다른 형사 사건 피고인이라는 점에서 유불리를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모든 진술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오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선고 직후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오 시장은 이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 참석한 뒤에도 “명태균과 관련해 저희 쪽에 전달됐다고 주장되는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는 20건이고, 그 사실은 증거와 함께 다 밝혀졌다”며 “그런데 기소는 10건만 했고, 판결은 그중 5건만 유죄라고 했다. 항소심에 가면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 취임이 제한되고, 이미 재직 중인 경우 직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의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서울시장직 상실과 보궐선거 가능성이 현실화된다.특검법상 신속 재판 원칙에 따라 1심은 6개월, 2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이 일정대로라면 내년 1월 말쯤 대법원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오 시장 측이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은 상급심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