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보조금 기다렸는데…테슬라 모델3·Y 가격 줄줄이 인상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전기차 모델3와 모델Y 일부 트림의 가격을 1일 전격 인상했다. 정부가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시작한 첫날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보조금 효과를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상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모델3 후륜구동(RWD) 가격은 기존 4199만원에서 4699만원으로 500만원 올랐다. 모델3 롱레인지는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인상됐고, 퍼포먼스 트림은 6499만원에서 6999만원으로 500만원 높아졌다.

 

모델Y도 일부 트림 가격이 조정됐다. 모델Y 프리미엄 RWD는 기존 4999만원을 유지했지만, 롱레인지 AWD는 6399만원에서 6699만원으로 300만원 올랐다. 6인승 모델인 모델Y L은 6999만원에서 7299만원으로 300만원 인상됐다.

 

가격이 오른 모델들은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테슬라의 핵심 차종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모델Y 프리미엄이 2만8449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모델3 롱레인지가 4276대, 모델Y 롱레인지가 3930대로 뒤를 이었다. 이들 차종은 모두 국내 수입차 판매 순위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상 시점은 특히 논란을 키우고 있다. 환경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 사업 평가를 마치고 하반기 보조금 지급을 시작한 당일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더라도 실제 구매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정하기 위해 기술 개발 역량, 국내 공급망 기여도, 사후관리 체계 등을 평가했다. 전체 35개 업체 가운데 27개 업체가 하반기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 지원 대상 업체 중에서는 BYD가 제외됐고, 테슬라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공개한 평가 기준을 두고 수입차 업체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일부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그 결과 테슬라는 지원 대상에 남았지만, 보조금 지급 시작과 동시에 가격을 올리면서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제조사가 보조금 지급 시점에 맞춰 차량 가격을 올릴 경우, 보조금 혜택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이번 가격 인상이 향후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그동안 수요와 환율, 생산 비용, 본사 정책 등에 따라 국내 판매 가격을 수시로 조정해왔다. 다만 이번에는 정부 보조금 지급 재개 첫날이라는 시점이 맞물리면서 단순 가격 조정을 넘어 보조금 제도 실효성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MBK·메리츠 기싸움에 홈플러스 결국 '사망 선고'

 서울 서초구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손길이 평소보다 분주해졌다. 평소라면 신선식품을 채워 넣었을 시간이었지만, 이날 직원들은 대형 카트를 끌고 나와 진열된 상품들을 박스에 담아 옮기기 시작했다. 건어물 코너부터 생활용품 매대까지 곳곳에서 상품이 빠져나가며 텅 빈 공간이 늘어갔다. 갑작스러운 매장 정리 모습에 장을 보던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계산대 주변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는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벌어진 풍경이다.법원의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가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인 20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함에 따라 더 이상 회생 절차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자금 투입의 주체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국을 맞이했다. 법정 관리 신청 후 1년 4개월 동안 경영 정상화를 꿈꿨던 홈플러스는 이제 14일 안에 자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게 될 처지에 놓였다.매장 현장의 혼란은 협력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에서 시작됐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공급사들이 일제히 제품 철수를 요청하면서 매대는 순식간에 비워졌다. 반찬 코너를 메우고 있던 도자기 제품들이 30분 만에 사라졌고, 냉동고에는 상품 대신 얼음 덩어리만 덩그러니 남았다. 자체 기획 상품인 PB 제품조차 구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물량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온라인 공간에서도 홈플러스의 위기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30년 가까이 동네 상권을 지켜온 대형 마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소셜미디어에는 마지막 방문 인증 사진과 추억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친숙한 로고송으로 기억되는 홈플러스의 몰락은 많은 소비자에게 한 시대의 종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얼굴을 익힌 매장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걱정하는 글들이 커뮤니티를 달구며, 단순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노동계는 정부와 대주주의 책임을 물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마트산업노조는 성명을 통해 1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14일 이내에 공적 자금 투입을 포함한 긴급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대주주와 채권단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노동자들만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며 즉각적인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긴급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 역시 대규모 실직 사태와 유통망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홈플러스에게 남은 시간은 단 2주뿐이다. 즉시항고를 통해 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2000억 원의 자금 조달 확약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주주와 채권단 사이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만약 이 기간 내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국내 유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홈플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협력업체의 줄도산 우려와 대규모 실직 공포가 엄습하는 가운데, 홈플러스 매장의 불빛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유통업계 전체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