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상속세 30% 하향 시 과세기반 200조 확대

 국내 상속세 체계가 기업의 영속성을 저해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세율 인하가 오히려 장기적인 세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수영 의원실과 학계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현행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세율을 3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국내 총 과세기반이 약 202조 원가량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과도한 세 부담 때문에 해외로 떠났던 자본이 돌아오고 신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는 효과를 반영한 수치로, 상속세 개편을 단순한 감세 논리가 아닌 국가 생존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학계가 제시한 최적의 상속세율은 약 22% 수준이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세수 안정성과 자본 유입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점이 22.13%라고 밝혔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상속세 인하 초기에는 일시적인 세수 감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국내 자본의 잔류와 투자 확대로 인해 2037년경에는 연간 세수가 현행 체계를 추월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2055년까지 누적 잠재 세수가 현행 유지 시보다 1경 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도 함께 제시되어 조세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들이 상속세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해외로 본거지를 옮기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락앤락이나 청호나이스 등 과거 사례에서 보듯, 징벌적 수준의 상속세는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산업 자산을 잃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세율이 60%까지 치솟는 현행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세 부담을 지우는 격이어서, 기업 승계가 부의 세습이 아닌 고용 유지와 경제 성장의 연속성 측면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속세 개편 논의는 이제 자본이득세로의 전환이라는 근본적인 제도 변화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자산 처분 시점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이득세로 선회한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시점에는 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과세를 유예하고, 이후 자녀가 재산을 매각해 이익을 실현할 때 양도세를 징수하는 방식이 경제 활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상속세가 기업 정책 및 산업 정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상속세 인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상속세는 부의 무상 이전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논리다. 실제 통계상 상속세 과세 대상자가 전체의 6%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인하 반대론의 근거로 쓰인다. 또한 기업 승계가 어려운 이유가 단순히 세금 문제뿐만 아니라 가업 승계를 원치 않는 자녀들의 인식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율 인하가 자칫 조세 정의를 훼손하고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팽팽하다.

 

결국 상속세 개편의 핵심은 세수 확보와 경제 활력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데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속세율을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부를 키우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부자 감세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하된 세수가 어떻게 재투자되고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2026년 하반기 세제 개편의 가늠자가 될 이번 논의는 자본의 국경이 사라진 시대에 대한민국이 어떤 조세 경쟁력을 갖춰야 할지에 대한 무거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통일교 한학자 13년 구형, '정교유착' 철퇴

 정치권과 종교계의 부당한 결탁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징역 13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하며 엄중한 법적 심판을 요구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횡령 및 증거인멸교사 등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정교유착의 최종 수혜자인 한 총재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특검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에게 교단 지원을 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네고, 소속 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단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로 알려진 인물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과 고가 장신구를 전달하며 교단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는 의혹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특검은 한 총재가 종교 조직을 사적으로 이용해 정치 권력과 위험한 거래를 시도했으며, 이는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국정 농단이라고 질타했다.재판 과정에서 한 총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실질적인 범행은 실무진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은 한 총재가 교단의 상징적 인물일 뿐 구체적인 정치자금 전달이나 청탁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모든 계획과 실행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사후 보고를 했을 뿐이며, 이제 와서 자신의 책임을 총재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며 무죄를 주장했다.반면 함께 기소된 윤 전 본부장은 교단 측의 '꼬리 자르기'식 대응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진실은 가려질 수 없으며, 조직적으로 진술을 맞춰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교단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미 별도의 금품 제공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상태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두고 한 총재 측과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며 법정의 긴장감을 높였다.특검은 한 총재 외에도 범행을 조력한 핵심 간부들에게 엄벌을 촉구했다. 전 비서실장 정 모 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윤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구형하며 이들이 종교 자금을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수단으로 삼았음을 지적했다. 또한 한 총재가 구속 수감 중에도 보석 제도 등을 사실상 특혜성 접견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치주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재판부가 단호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한 총재는 최후진술에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특검은 한 총재가 교단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모든 부정 청탁과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고 보고 있어,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종교 권력과 정치 권력의 유착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31일 내려질 예정이며, 그 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의 정교분리 원칙을 재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