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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32강 쇼크'…쿠만 감독 전격 사임

 북중미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사령탑 교체라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로날드 쿠만 감독은 모로코와의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한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번 사퇴는 2023년 복귀 이후 유로 2024 준결승 진출 등 성과를 냈던 그의 두 번째 임기가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마감되었음을 의미한다. 쿠만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함과 동시에, 가족의 건강 문제 등 개인적인 사유를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언급하며 사실상 지도자 은퇴를 시사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스웨덴과 튀니지를 잇달아 대파하며 F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세 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친 화력 덕분에 최소 8강 이상의 성적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0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32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으며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경기 직후 쿠만 감독은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SNS를 통해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역사를 쓰고자 했던 꿈이 무너진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며, 대표팀 수장으로서 모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는 축구 외적인 슬픔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그의 아내 바르티나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으며, 쿠만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이 병마와 싸우는 상황에서 더 이상 축구에만 매몰될 수 없다는 인간적인 고뇌를 털어놓았다.

 

네덜란드축구협회(KNVB)는 쿠만 감독의 사임을 공식 수용하고 즉각 차기 감독 선임 체제로 전환했다. 나이절 더 용 기술 디렉터는 이번 대회의 목표가 우승이었음을 상기시키며, 32강 탈락이라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쿠만 감독이 그동안 네덜란드 축구의 재건을 위해 헌신한 점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9월에 예정된 UEFA 네이션스리그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후임자 물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쿠만 감독은 네덜란드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설적인 인물로 기억될 전망이다. 선수 시절 1988년 유럽선수권 우승의 주역이었던 그는 지도자로서도 침체기에 빠졌던 대표팀을 다시 유럽 정상권으로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비록 바르셀로나 감독직 수행을 위해 한 차례 팀을 떠났다가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의 리더십 아래 네덜란드는 다시금 세계적인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월드컵의 조기 탈락은 그의 화려한 경력에 아쉬운 오점으로 남게 되었으나, 가족을 위한 그의 선택에는 많은 축구 팬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이번 북중미 월드컵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은 사령탑은 한국의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총 5명으로 늘어났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 급변하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이제 쿠만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철학을 가진 지도자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쿠만 감독은 당분간 아내의 간병과 본인의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으로 보이며, 네덜란드 축구는 9월 네이션스리그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오렌지 군단의 부활을 꿈꾸는 리빌딩 과정에 돌입하게 되었다.

 

미스코리아 누나 둔 박시후, 포르투갈 상륙

 K리그2 충남아산 FC의 19세 신성 박시후가 포르투갈 1부리그 FC 아로카 입단을 눈앞에 두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박시후는 이미 현지로 출국해 최종 관문인 메디컬 테스트를 준비 중이며, 이변이 없는 한 현지 시간으로 3일 공식적인 입단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2부 리그 시도민구단 소속의 유망주가 유럽 중상위권 리그로 직행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일로, 국내 축구계는 이번 이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박시후의 새로운 둥지가 될 FC 아로카는 지난 시즌 포르투갈 1부리그에서 8위를 기록한 저력 있는 팀이다. 과거 하부 리그를 전전하던 중소 클럽이었으나 최근 1부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중상위권 복병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곳은 바이에른 뮌헨 출신의 이현주가 주전으로 활약하며 한국 선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구축된 곳이기도 하다. 아로카 구단은 주전 공격수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적 시장을 물색하던 중 박시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포르투갈 현지 언론인 헤코르드 역시 박시후의 합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시후는 아로카와 2031년까지 무려 5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이적료는 약 50만 유로(한화 약 7억 7,500만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현지 매체는 박시후가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구단 내부에서는 그가 단기간 내에 비스쿠 세아브라 감독의 전술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박시후는 지난해 준프로 신분으로 처음 K리그2 무대를 밟은 이후 빠르게 성장해 왔다. 데뷔 시즌 9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증명했고, 올해 정식 프로 계약 체결 이후에도 강호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측면에서의 폭발적인 돌파와 과감한 슈팅 능력은 유럽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그는 21세 이하(U-21) 국가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측면 자원으로 주목받았다.박시후의 이번 이적은 단순히 개인의 영광을 넘어 K리그2 시도민구단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 구단이 아니더라도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과 과감한 기용을 통해 유럽 무대에 통할 수 있는 선수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박시후가 포르투갈 무대에 연착륙해 주전 자리를 꿰찬다면, 향후 K리그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 통로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박시후는 빼어난 축구 실력 외에도 독특한 가족 내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의 누나는 지난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예'에 입상한 박지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는 한국의 미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남동생은 유럽 축구의 변방에서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전도사로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하게 된 셈이다. 10대의 나이에 홀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박시후가 포르투갈 무대에서 어떤 성장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