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만도 가세한 호르무즈 통행료

 이란의 최고 권력 기구 중 하나인 전문가회의 소속 고위 성직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암살을 종교적 의무로 규정하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시간 1일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이란의 이슬람 법학자들은 지난 2월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복수를 위해 두 정상의 살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두 정상을 법적으로 사형에 처해도 무방한 상태를 뜻하는 ‘마흐두르 알담’으로 선포하며, 접근 가능한 누구든 이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성명은 이란 내부의 극심한 정치적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설득하기 위해 종교적 성지인 곰 지역을 방문한 날,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전문가회의가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기 때문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협상이 국가적 조율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강변했으나,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은 협상 자체를 전략적 오류로 규정하며 핵 권리 포기 불가와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강경한 내부 분위기는 실질적인 해상 물류 통제 시도로 이어지며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60일 동안만 호르무즈 해협의 무상 통항을 허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해협에 대한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음을 강조하며, 협상 기한이 종료된 이후에는 어떤 명목으로든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을 볼모로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압박 전술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온 오만마저 이란의 통행료 징수 구상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만은 최근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으로부터 ‘항행 서비스료’를 받는 방안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의무적인 통행료가 아닌 자발적 기여금 형태를 띠고 있으나, 사실상 해협 유료화를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안국들이 공동 관리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료화 시도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어떤 형태의 비용 지불도 수용할 수 없으며, 분쟁 이전의 자유로운 항행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협상팀은 오만의 제안서를 검토하며 우려 사항을 전달할 계획이지만, 이란 강경파가 주도하는 통행료 징수 논리가 오만으로까지 확산된 상황에서 외교적 중재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에 따라 향후 두 달간은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이 보장되지만, 그 이후의 운영 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란 내부의 성직자 그룹은 협상 기한 종료 후 미국의 재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더욱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국제 해상 물류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정치적 복수극과 경제적 이권 다툼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중동발 리스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복엔 집에서" 대형마트 보양식 반값 경쟁

 지속되는 고물가 여파로 외식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집에서 직접 보양식을 챙기는 ‘홈 보양족’이 급증하고 있다. 오는 25일 중복을 겨냥해 국내 대형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나란히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양사는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생닭과 장어, 전복 등 대표적인 여름 보양 식재료를 최대 반값에 선보이며 장바구니 물가 잡기에 나선다. 이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서민들의 수요를 대형마트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이마트는 신세계포인트 적립 고객을 대상으로 무항생제 두 마리 영계와 손질 민물장어, 완도 활전복 등을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특히 올해는 직접 요리하기 번거로운 고객들을 위해 즉석 조리 상품군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녹두 삼계탕부터 장어 영양덮밥, 장어 강정 등 키친델리 코너의 보양식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백숙용 생닭과 간편식 삼계탕 매출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집밥 보양 수요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유통 현장에서는 삼계탕 외에도 수산 보양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마트의 경우 장어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하며 보양식의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마트 측은 제철 신선식품인 캠벨 포도와 대학 찰옥수수 등 후식용 먹거리까지 할인 범위를 넓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고품질 보양식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롯데마트 역시 정부의 농축산물 및 수산물 할인지원 사업과 연계해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상생통닭과 영계 등 육계 품목은 물론, 해양수산부의 ‘대한민국 수산대전’을 통해 민물장어와 생새우 등을 저렴하게 내놓는다. 특히 완도 활전복의 경우 행사 카드 결제 시 최대 50%까지 추가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체감 할인 폭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복달임 수요가 집중되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상온 삼계탕 전 품목에 대한 특별 할인도 병행한다.간편 보양식 시장을 겨냥한 롯데마트의 공세도 매섭다. 한 마리 장어덮밥과 한 판 훈제오리 등 조리 과정 없이 바로 취식할 수 있는 상품들을 특가에 배치했다. 훈제치킨 슬라이스처럼 다량 구매 시 혜택을 주는 묶음 할인 방식도 도입해 가족 단위 고객의 눈높이를 맞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즌별 고객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해 장바구니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중복 대전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유통사들의 소싱 능력과 간편식 제조 역량을 겨루는 장이 되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내놓은 반값 보양식 카드가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선택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중복 당일인 25일 전후로 주요 품목의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가에 불어닥친 보양식 할인 경쟁은 여름철 필수 생활용품 할인으로까지 번지며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