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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스는 울었는데, 홍명보는 '침묵의 귀국'

 일본 축구의 월드컵 우승 도전이 남미의 거함 브라질의 벽에 가로막히며 32강에서 멈춰 섰다. 30일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일본은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 막판 집중력 저하로 연속골을 허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해 평가전 승리의 기억을 되살리며 이변을 노렸던 일본은 점유율과 슈팅 수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 브라질의 공세를 끝내 버텨내지 못하고 짐을 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자신의 역량 부족으로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8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모리야스 감독은 결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내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모리야스 감독의 거취는 일본 축구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차기 아시안컵 우승을 언급하며 연임 의지를 내비치는 듯했으나, 이내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지 전문가들은 일본축구협회가 안정적인 팀 운영을 위해 그의 12년 장기 집권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록 우승이라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브라질을 상대로 대등한 전술적 승부를 펼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패배 소식과 함께 국내에서는 한국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귀국길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오늘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홍 감독은 성난 팬들의 야유 속에서도 끝내 침묵을 지켰다. 사퇴 선언 당시에도 질문을 받지 않았던 그는 귀국 현장에서도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가, 패배를 대하는 한일 양국 사령탑의 태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은 비록 패했지만 감독이 직접 나서 팬들의 마음을 달래고 미래를 약속한 반면, 한국은 사퇴 과정부터 귀국까지 소통이 단절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박항서 단장과 일부 선수들만 대동하고 새벽 시간을 틈타 입국한 홍 감독의 행보는 책임 있는 지도자의 자세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 축구의 두 강국에게 서로 다른 숙제를 남겼다. 일본은 세계 정상급 팀과의 격차를 확인하며 세밀한 마무리 능력을 보완해야 할 과제를 얻었고, 한국은 무너진 대표팀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모리야스 감독의 눈물과 홍명보 감독의 침묵은 2026년 여름, 동아시아 축구의 명암을 가르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 당권 4파전, 김민석 vs 정청래 격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후보 등록 첫날인 16일, 김민석·정청래·송영길·고민정 의원이 차례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의 막을 올렸다. 이번 경선은 차기 총선을 진두지휘할 리더십을 뽑는 자리인 만큼, 주자들은 등록 직후부터 각자의 강점을 부각하는 메시지를 쏟아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특히 당내 주류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엇갈리면서 초반부터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의원은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의원은 후보 등록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과의 원활한 파트너십과 2년 후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이 주인이 되는 정당과 공정한 시스템 공천 등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하며 비전 중심의 경쟁을 제안했다. 특히 상대 후보들에게 네거티브 공방 대신 정책 대결을 펼치자며 '공동 선언'을 제안하는 등 당내 통합을 중시하는 중도 실용주의적 행보로 차별화를 꾀했다.반면 정청래 의원은 검찰개혁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후보 등록 당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검찰개혁의 실패가 곧 총선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보완수사권의 완전한 폐지를 공언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그는, 자신이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을 언급하며 동정론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는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경선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송영길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송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페이스메이커' 의혹을 부인하며 끝까지 필승을 위해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대표가 단순히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김민석 의원과의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고액의 기탁금까지 언급하며 중도 사퇴설을 차단하는 등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젊은 리더십을 표방한 고민정 의원은 호남 민심 공략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고 의원은 청년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젊은 민주당'을 꿈꾼다는 포부를 밝히며 전북 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길을 떠났다. 3박 4일간 이어질 호남 일정을 통해 민주당의 뿌리인 지역 당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고 의원의 가세로 이번 전당대회는 세대교체론과 안정론, 개혁론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양상을 띠게 됐다.후보 등록이 마무리됨에 따라 민주당은 이제 전국 순회 경선이라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김민석 의원의 통합 비전과 정청래 의원의 개혁 드라이브, 송영길 의원의 필승 의지와 고민정 의원의 청년 정치가 충돌하며 당심의 향방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각 후보가 내세운 가치가 당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따라 민주당의 미래 노선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본경선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의 합종연횡이나 정책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는 8월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