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보리차 마시고 복통? '포드맵' 확인 필수

 커피의 카페인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차 한 잔이 오히려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흔히 심신 안정에 좋다고 알려진 카모마일이나 일상적으로 마시는 보리차가 특정 체질에게는 심각한 복부 팽만감과 가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 건강을 위해 습관적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장 상태에 맞는 차를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이 예민한 사람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성분은 '프룩탄'이다. 이는 대장에서 발효되는 탄수화물인 포드맵의 한 종류로,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못한 채 대장으로 넘어가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된다. 이 발효 과정에서 다량의 가스가 생성되는데, 장이 민감한 이들에게는 참기 힘든 복부 팽만감이나 복통으로 이어진다. 카모마일과 우엉, 보리차는 바로 이 프룩탄 성분이 풍부한 대표적인 고포드맵 식품이다.

 


호주 모나쉬 대학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카모마일차는 장 증후군 환자에게 복통과 가스를 유발할 위험이 매우 높은 품목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흔히 물 대신 마시는 보리차나 건강식으로 챙기는 우엉차 역시 예외는 아니다. 평소 차를 마신 뒤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면, 이는 차의 효능 문제가 아니라 성분이 장내 환경과 충돌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즐길 수 있는 '저포드맵' 차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페퍼민트차는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에게 적극 권장되는 음료다. 페퍼민트에 함유된 멘톨 성분은 장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복부 경련을 줄여주는 천연 항경련제 역할을 한다. 녹차 또한 포드맵 함량이 낮아 가스 발생 걱정이 적으며, 풍부한 탄닌 성분이 장내 염증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페인에 민감하면서 장까지 예민한 사람에게는 루이보스차가 최적의 대안이다. 루이보스는 위장에 자극을 주는 성분이 거의 없고 카페인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커피 대용으로 안성맞춤이다. 항경련 작용을 통해 복부의 불편감을 덜어주는 효능까지 갖추고 있어, 장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녹차나 홍차는 저포드맵 식품일지라도 카페인 함량이 높으므로 민감도에 따라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아무리 건강에 좋은 차라 할지라도 개인의 체질과 장내 환경에 따라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처음 새로운 차를 시도할 때는 소량으로 시작해 몸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차를 마신 후 이상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건강을 위해 마시는 차 한 잔이 오히려 장을 괴롭히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미프진 허용 검토에 산부인과계 발칵 “가이드라인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중절 유도 약물인 미프진의 국내 사용 허용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입법이 장기간 멈춰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프진 도입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자 산부인과계를 중심으로 “안전성과 법적 책임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성평등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를 불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미프진 도입 검토를 지시한 직후다. 정부가 발 빠르게 부처 협의에 착수한 것은 온라인 불법 유통과 제도 공백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부인과의사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지극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미프진은 1988년 프랑스에서 개발된 임신중절 유도 약물로, 현재 10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00년 이를 허가했고,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에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정식 판매와 처방이 불가능한 상태다. 임신 몇 주까지 낙태를 허용할지, 어떤 기준과 절차를 둘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적 공백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이 공백은 불법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정식 유통망이 없다 보니 일부 여성들은 해외 직구나 온라인 판매자를 통해 미프진을 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5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고, 성분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 거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적발한 온라인 불법 판매 알선·광고 사례는 3189건에 달한다.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법으로 획일적인 주수 기준을 정하는 방식만이 해답은 아니라며, 임신부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의사가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거론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바로 이 지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관련 법 개정 없이 의사의 재량에 맡길 경우, 부작용이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이 의료진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에서 “합법적인 사용 주수와 허용 기준이 명시된 법적 테두리 없이 약물을 처방·판매하게 하는 것은 의료 현장을 사법적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프진 복용 후 불완전 유산이나 과다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진료 지침과 응급 대응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국내 도입 절차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도 있다. 의료계는 해외에서 사용 중인 약이라도 한국인에게 적합한 용량과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가교 임상 등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안전성 가이드라인과 유통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허용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미프진 논란은 단순한 약물 허용 여부를 넘어 낙태 관련 입법 공백, 여성 건강권, 의료진의 법적 책임, 불법 유통 차단 문제까지 얽힌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제도권 관리 필요성을 앞세워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의료계는 안전성과 법적 기준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어 향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