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정청래 '조직' vs 김민석 '민심' 정면충돌

 더불어민주당이 탈당이나 제명 등으로 비어 있는 일부 지역위원장 자리를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이 같은 방침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했으며, 26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8월 전당대회까지 단체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29일 최종 의결을 거쳐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것으로 보이나, 당권 주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로 직무대행 체제가 도입되는 곳은 서울 동작갑, 동대문을, 강서갑 등 주요 전략 지역이다. 류삼영 동작구청장과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진교훈 강서구청장 당선인 등이 각 지역위원장의 업무를 대신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단체장들을 통해 지역 조직을 장악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위원장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권리당원 명부에 접근할 수 있고 각종 행사를 주도할 수 있어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 전 대표의 경쟁 후보 측에서는 특정 후보와 가까운 단체장들이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 경선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당 지도부는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조직 안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자기 사람 심기'를 통한 세력 확장이라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권 주자들의 정책 행보도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정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론을 두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여성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당내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세력의 지지를 공고히 하여 경선 승기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 총리는 국정 운영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호남 민심을 파고드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청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DJ 정치론'을 설파했다. 여론조사 지표에서는 김 총리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45%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정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조직표가 동원되는 전당대회 특성상 실제 결과는 안개 속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미 합의된 사안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다시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고, 김남준 의원은 후보들 간의 분열과 배제의 언어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지역 조직 대행 체제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와 정책 선명성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노젓기' 깜짝 세리머니… 노르웨이 8강 축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스퇴레 총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양국 간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가 최근 북중미 월드컵에서 강호 브라질을 꺾고 8강에 진출한 것과 한국 기업이 노르웨이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동시에 축하하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스퇴레 총리 역시 국가적인 경사가 겹친 것에 기쁨을 표하며 다가올 영국과의 8강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회담의 분위기를 정점으로 이끈 것은 이 대통령의 깜짝 세리머니였다.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 축구대표팀이 승리 후 선보여 화제가 된 '노젓기 세리머니'를 직접 따라 하며 회담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16강전 이후 노르웨이의 홍보 영상을 인상 깊게 봤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스퇴레 총리는 직접 동작의 의미를 설명하며 화답했다. 이러한 스포츠를 매개로 한 부드러운 외교적 접근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정상회담의 문턱을 낮추고, 양국 정상이 인간적인 유대감을 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두 정상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 당시의 만남을 회상하며 그간 발전해 온 양국 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스퇴레 총리는 당시 만찬에서 나눈 대화가 실제 국방 분야의 중요한 결정으로 이어졌음을 강조하며, 한국과의 관계가 단순한 우방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잠수함 사업 선정은 양국의 기술 신뢰도를 입증하는 사례로, 향후 해상 안보와 방산 기술 교류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북유럽 시장에서 한국 방산 기술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역사적 유대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노르웨이가 외교 관계 수립 전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의료 지원단을 파견해 준 사실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깊은 감사를 전했다. 과거의 헌신이 오늘날 강력한 협력의 뿌리가 되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스퇴레 총리는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에 경의를 표하며, 과거의 인연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현재의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도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 대통령은 개별 국가의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국가 간 긴밀한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경제와 산업, 문화, 국방 등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깊은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공동 보조를 맞추기로 약속했다.회담의 마지막은 향후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발굴하기 위한 실무적 논의로 채워졌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지속적으로 탐색하자고 제안했다. 스퇴레 총리 역시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노르웨이의 자원 및 해양 기술이 결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스포츠와 방산을 매개로 시작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며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