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심혈관 질환 5년새 20% 급증... 골든타임 90분 사수

 일상생활 중 가슴 한가운데가 조여오는 통증을 느끼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경험을 하고도 이를 스트레스나 소화불량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이나 맥박이 비정상적인 부정맥의 강력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협심증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심정지나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국내 심혈관 질환 환자 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심장 질환 환자는 약 20% 증가했으며, 부정맥 질환자 역시 25%나 급증해 46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검진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잠깐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이미 혈관이 상당 부분 좁아져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으로 인한 탈수 현상이 심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변수가 된다.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의 농도가 짙어지고 끈적해지는데, 이는 혈전 형성을 촉진하고 혈압 변동을 크게 만들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의 위험을 높인다. 질병관리청 역시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통해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가 수분 섭취를 소홀히 할 경우 급성 심혈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여름철 흉통이 평소보다 잦아진다면 이는 단순한 더위 탓이 아닌 긴급한 구조 신호일 확률이 높다.

 

급성 심근경색의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은 결국 시간이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서 식은땀, 호흡곤란, 구토감이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119를 호출해야 한다. 이 경우 개인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막힌 혈관을 풍선이나 스텐트로 넓히는 '일차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한 대형 병원으로 즉시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병원 도착 후 90분 이내에 시술이 이뤄져야 심장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 또한 맥박이 단순히 불규칙한 것을 넘어 실신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나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심전도 검사나 24시간 홀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야간이나 주말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월요일 외래 진료를 기다리며 참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심혈관 응급 질환은 발생 시간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거주 지역 내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미리 파악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심혈관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병이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위험 인자를 보유하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잠깐 아프다 괜찮아졌다"는 안일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신의 심장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속한 판단과 응급 대응 체계의 활용만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심장 사고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통일교 한학자 13년 구형, '정교유착' 철퇴

 정치권과 종교계의 부당한 결탁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징역 13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하며 엄중한 법적 심판을 요구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횡령 및 증거인멸교사 등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정교유착의 최종 수혜자인 한 총재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특검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에게 교단 지원을 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네고, 소속 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단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로 알려진 인물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과 고가 장신구를 전달하며 교단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는 의혹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특검은 한 총재가 종교 조직을 사적으로 이용해 정치 권력과 위험한 거래를 시도했으며, 이는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국정 농단이라고 질타했다.재판 과정에서 한 총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실질적인 범행은 실무진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은 한 총재가 교단의 상징적 인물일 뿐 구체적인 정치자금 전달이나 청탁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모든 계획과 실행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사후 보고를 했을 뿐이며, 이제 와서 자신의 책임을 총재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며 무죄를 주장했다.반면 함께 기소된 윤 전 본부장은 교단 측의 '꼬리 자르기'식 대응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진실은 가려질 수 없으며, 조직적으로 진술을 맞춰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교단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미 별도의 금품 제공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상태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두고 한 총재 측과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며 법정의 긴장감을 높였다.특검은 한 총재 외에도 범행을 조력한 핵심 간부들에게 엄벌을 촉구했다. 전 비서실장 정 모 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윤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구형하며 이들이 종교 자금을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수단으로 삼았음을 지적했다. 또한 한 총재가 구속 수감 중에도 보석 제도 등을 사실상 특혜성 접견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치주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재판부가 단호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한 총재는 최후진술에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특검은 한 총재가 교단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모든 부정 청탁과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고 보고 있어,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종교 권력과 정치 권력의 유착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31일 내려질 예정이며, 그 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의 정교분리 원칙을 재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