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장동혁, 위기마다 단식·특검… 'X맨' 논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외부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비상계엄 사과 논란부터 최근 지방선거 패배에 이르기까지, 당의 쇄신이 필요한 시점마다 단식 투쟁이나 선관위 책임론 등을 부각하며 논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평가와 함께 인위적인 국면 전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1주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다 뒤늦게 사과에 나섰지만,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이나 당내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1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파동으로 친한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장 대표는 이튿날 돌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당시 단식의 명분은 야당의 특검법 저지였으나, 당내에서는 지도부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한 '도피성 단식'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든 지도부를 향해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장 대표는 이를 '월례행사'나 '자판기'에 비유하며 일축했다. 오히려 선거 결과에 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전했다"는 자가당착적 평가를 내놓으며 자리를 지켰다.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쇄신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장 대표의 다음 카드는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다. 그는 선거 직후 올림픽공원 투표소를 직접 찾아 참정권 침탈을 주장하며 재선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지도부 역시 이 이슈를 대대적으로 키우며 선관위 책임론을 부각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지도부 사퇴론을 덮는 효과를 가져왔다. 24일 퇴원 직후에도 그는 당의 반성보다는 '참정권 회복 특검'을 강조하며 대야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버티기' 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51%가 현 지도부 교체를 통한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뒤처지며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당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장 대표의 행보가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를 이슈로 덮는 식의 대응이 당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선관위 이슈의 동력이 떨어지면 장 대표는 다시 한번 거취 표명이라는 외통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누적된 피로감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쇄신을 거부한 채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꾀하는 방식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 추락하는 당 지지율과 싸늘해진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인적 쇄신 없이는 여권의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통일교 한학자 13년 구형, '정교유착' 철퇴

 정치권과 종교계의 부당한 결탁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징역 13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하며 엄중한 법적 심판을 요구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횡령 및 증거인멸교사 등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정교유착의 최종 수혜자인 한 총재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특검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에게 교단 지원을 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네고, 소속 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단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로 알려진 인물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과 고가 장신구를 전달하며 교단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는 의혹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특검은 한 총재가 종교 조직을 사적으로 이용해 정치 권력과 위험한 거래를 시도했으며, 이는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국정 농단이라고 질타했다.재판 과정에서 한 총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실질적인 범행은 실무진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은 한 총재가 교단의 상징적 인물일 뿐 구체적인 정치자금 전달이나 청탁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모든 계획과 실행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사후 보고를 했을 뿐이며, 이제 와서 자신의 책임을 총재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며 무죄를 주장했다.반면 함께 기소된 윤 전 본부장은 교단 측의 '꼬리 자르기'식 대응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진실은 가려질 수 없으며, 조직적으로 진술을 맞춰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교단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미 별도의 금품 제공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상태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두고 한 총재 측과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며 법정의 긴장감을 높였다.특검은 한 총재 외에도 범행을 조력한 핵심 간부들에게 엄벌을 촉구했다. 전 비서실장 정 모 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윤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구형하며 이들이 종교 자금을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수단으로 삼았음을 지적했다. 또한 한 총재가 구속 수감 중에도 보석 제도 등을 사실상 특혜성 접견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치주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재판부가 단호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한 총재는 최후진술에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특검은 한 총재가 교단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모든 부정 청탁과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고 보고 있어,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종교 권력과 정치 권력의 유착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31일 내려질 예정이며, 그 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의 정교분리 원칙을 재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