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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젠슨 황 가니 시청률 뚝…임지연도 역부족?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이 다녀간 자리는 강렬한 수치적 기록을 남겼지만, 프로그램의 일상적인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tvN의 간판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직후, 다시 평소의 안정적인 시청률 궤도로 돌아왔다. 18일 발표된 시청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젠슨 황 출연 당시 5.7%까지 치솟았던 전국 가구 시청률은 일주일 만에 4.1%대로 하락하며 평소 수준인 3~4%대 박스권에 안착했다. 이는 글로벌 거물의 등장이 만들어낸 특수 효과가 장기적인 상승 동력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단발성 이벤트에 가까웠음을 시사한다.

 

불과 일주일 전 젠슨 황이 보여준 파급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생애 첫 예능 출연지로 한국의 토크쇼를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온라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도권 기준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2025년과 2026년을 통틀어 프로그램 자체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화제성 지표 역시 독보적이어서,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젠슨 황은 단숨에 정상에 등극했다. 이는 프로그램이 작년 초 송혜교 출연 이후 무려 74주 만에 탈환한 통합 비드라마 부문 1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연진이' 임지연이라는 강력한 카드도 젠슨 황이 끌어올린 시청률의 낙폭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17일 방송에는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넷플릭스 정상을 달리고 있는 배우 임지연이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현재 임지연은 출연작이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대세 배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시청률이 직전 회차 대비 1.6%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는 사실은, 대중이 예능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특수성'과 '일상성'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지연은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과 파트너에 대한 깊은 신뢰를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종영을 앞둔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겪었던 심리적 압박과 육체적 고충을 고백하며, 상대 배우 허남준이 큰 힘이 되어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동료 배우와의 완벽한 호흡을 '기적'에 비유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지만, 이러한 감성적인 토크는 젠슨 황이 선사했던 '글로벌 리더의 예능 나들이'라는 파격적인 신선함을 넘어서기엔 화제성의 결이 달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시청률 추이는 특정 게스트의 이름값만으로 시청 층을 영구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젠슨 황 회차는 평소 예능을 보지 않던 경제 및 IT 관심 층까지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이들이 고정 시청자로 유입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퀴즈'가 가진 고유의 브랜드 파워와 안정적인 제작 역량은 여전히 비드라마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지만, 기록적인 수치는 결국 콘텐츠의 내용보다 게스트의 희소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이 다시금 증명되었다.

 

제작진은 이제 젠슨 황이 남긴 화려한 기록을 뒤로하고 다시 '유퀴즈'다운 섭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임지연이 극찬했던 배우 허남준의 출연이 예고되어 있어, 드라마 팬들의 유입을 통한 시청률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CEO가 만든 폭풍 같은 일주일은 지나갔지만, 프로그램은 여전히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과 대세 스타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들만의 길을 걷고 있다. 단기적인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꾸준한 섭외력으로 브랜드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광주 상처 들쑤신 배재고, 지도자는 방관했다

 고교야구의 명문들이 맞붙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현장이 승부의 열기 대신 혐오와 조롱으로 얼룩졌다.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배재고등학교와 광주제일고등학교의 1회전 경기에서 발생한 사건은 청소년 스포츠계의 인성 교육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경기 중반까지 압도적인 점수 차로 앞서가던 배재고 선수들이 상대 팀의 연고지인 광주의 역사적 아픔을 비하하는 듯한 응원가를 단체로 제창하면서 파문이 시작된 것이다.문제의 발단은 배재고 덕아웃에서 터져 나온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기이한 응원가였다. 언뜻 보면 평범한 기업 이름을 언급한 것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악의적인 지역 비하 의도가 숨어 있었다.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탱크데이'라는 부적절한 명칭의 이벤트를 열어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스타벅스 코리아의 논란을 광주 연고 팀인 제일고 선수들을 조롱하는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학생 선수들은 덕아웃 안에서 단체 율동까지 곁들이며 조롱의 강도를 높였다.상대 팀의 노골적인 모욕을 지켜보던 제일고 코치진은 즉각 분노를 표출했다. 광주 시민들의 희생과 역사적 상처를 자극하는 행위에 대해 "적당히 하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심판진이 중재에 나서서야 소동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중계 영상을 통해 이들의 행태를 목격한 야구팬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였다. 승부의 세계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인 스포츠맨십이 고등학생 선수들에 의해 철저히 짓밟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더욱 심각한 점은 이를 지도해야 할 감독과 코치진의 방관이다. 학생들의 부적절한 단체 행동이 이어지는 동안 배재고 지도자들은 이를 즉각 제지하지 않았으며, 상대 팀의 거센 항의가 있고 나서야 마지못해 수습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학생들의 일탈을 넘어, 지도자들조차 역사적 감수성과 윤리 의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교육의 장이어야 할 고교 스포츠 현장이 혐오의 배설구로 전락하는 동안 어른들의 책임은 보이지 않았다.최근 프로야구 구단들이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실력만큼이나 인성과 과거 행적을 철저히 검증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해당 선수들의 미래에도 치명적인 오점이 될 전망이다. 학교 폭력이나 부적절한 SNS 언행만으로도 지명이 철회되거나 퇴출당하는 시대에, 집단적인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 조롱에 가담한 전력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팬들은 실력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갖추지 못한 선수들에게 프로의 문턱은 허락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스포츠는 육체적 기량을 겨루는 장인 동시에 타인에 대한 존중과 공정한 규칙을 배우는 교육의 과정이다. 그러나 이번 목동 야구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승리라는 결과에 매몰되어 인간의 존엄성과 역사의 무게를 잊어버린 한국 청소년 스포츠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 관계 기관의 엄중한 조사와 징계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 현장 지도자들에 대한 인성 교육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