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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못, 단오의 흥으로 물든다

 태백시는 한민족의 고대사와 맞닿아 있는 '태백'이라는 지명의 신성함을 현대적 축제로 승화시킨 '2026 태백단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고조선과 고구려의 맥족이 중미로 건너가 아스텍 문명을 세웠다는 설과 튀르키예와의 혈연적 유대감 등 광범위한 역사적 담론을 배경으로 기획됐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우리 민족의 혼이 서린 성소로 평가받는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황지연못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

 

축제의 서막은 19일 황지연못에서 거행되는 용신제가 장식한다. 용신제는 물의 근원지에서 한 해의 풍년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례로, 태백단오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엄숙한 자리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혼례 시연과 청소년들의 성년의식례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고유의 예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성인이 되는 이들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내며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

 


공연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 개막식에서는 '태백, 빛의 단오'라는 주제 공연이 펼쳐지며,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우아한 춤사위와 지역 전통 소리인 태백아라레이가 무대를 채운다. 여기에 퓨전 국악 밴드와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 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 무대는 태백의 문화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아찔한 줄타기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 무형유산급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비보잉 공연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국악 합주단과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황지연못 주변은 전문 예술가들의 기량과 시민들의 흥겨움이 교차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여 단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체험 프로그램 역시 단오의 세시풍속을 충실히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훈 부채 만들기, 궁궁이 향주머니 제작, 떡메치기 등 손끝으로 전통을 느끼는 활동들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며 앵두화채와 단오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자칫 박제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태백시는 이번 단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태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황지연못의 맑은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이번 태백단오를 통해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적 혁신이 만난 이번 행사는 지역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부, 동물의 비물건화 토론회…사법 패러다임 전환

 반려동물을 물건과 분리하여 생명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민사집행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와 법조협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동물의 비물건화'를 주제로 입법 쟁점 토론회를 열고, 장애인 보조견과 등록대상동물 등을 압류 금지 대상에 명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법 개정을 통해 선언된 동물의 생명 존중 정신을 실제 사법 집행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주제 발표에 나선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변호사는 1인 가구 증가와 인간-동물 간의 정서적 유대를 고려할 때 민사집행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한 변호사는 특히 장애인 보조견의 경우 채무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민사집행법상 명시적인 압류 금지 대상으로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행관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을 신설해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이무룡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압류 금지의 범위를 설정함에 있어 '등록대상동물'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 제도를 압류 금지와 연계하자는 구상이다. 이 교수는 등록된 동물을 압류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보호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발적으로 등록 조치를 취하게 되는 긍정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직 활성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동물 등록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부수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입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논의됐다. 동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악용해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리 목적이 아닌 순수 반려 목적의 소유임을 채무자가 소명할 수 있는 절차적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사법 행정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동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정교한 법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정부 관계자들과 국회 입법조사처 등 유관 기관들도 이러한 입법 방향에 힘을 실었다.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장애인 보조견의 압류 금지 입법화 필요성에 이견이 없음을 밝히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이 실제 법안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법제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들도 동물의 비물건화가 민법을 넘어 사법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하며, 동물 복지 정책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법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하여 동물이 생명으로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입법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정민 법무실장은 국민적 관심을 환기하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려동물이 단순한 '압류 대상 물건'에서 '보호받아야 할 가족'으로 법적 신분이 격상되는 이번 입법 논의는, 우리 사회의 생명 존중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