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송영길·한동훈 상임위 어디? 여의도 수싸움

 6·3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14명의 의원이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을 앞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이번 재보선은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며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진 만큼, 이들이 어떤 상임위에서 활동하느냐에 따라 국회 운영의 지형도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당선인들 대다수가 선거 과정에서 지역 발전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약속을 현실화할 수 있는 상임위를 확보하는 것이 의정 활동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은 6선 고지에 오르며 화려하게 귀환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에게 쏠린다. 당 대표 출신인 송 의원은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으나, 이번에는 국방위원회 배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방 분야로까지 자신의 정치적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진 의원으로서의 무게감을 바탕으로 야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에서는 4선에 성공한 유의동 의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책 전문가인 유 의원은 그간 정무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해 왔으나, 이번에는 지역구인 평택의 교통망 확충과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국토교통위원회행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대치가 극심한 상황에서 국토위 내부의 중심을 잡아줄 중량감 있는 여당 중진이 필요하다는 당내 요구와 지역 현안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예상된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한동훈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여야 모두가 주시하는 변수다. 법무부 장관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행이 당연시되기도 했으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정무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가능성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이는 사법 개혁과 같은 제도 논쟁에 매몰되기보다 금융과 경제 정책을 다루는 상임위에서 정책적 역량을 증명하고,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 역시 4선의 무게감을 바탕으로 하남의 교통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교통위원회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선거 기간 중 매머드급 의원 지원단을 구성하며 지역 현안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국토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번 당선인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는 동시에 2년 후 총선을 대비해 지역 밀착형 상임위를 선호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상임위 배정은 당선인 개개인의 정치적 브랜드 강화와 지역구 관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9명, 국민의힘 4명, 무소속 1명 등 여야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각 당 원내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거물급 초·중진 의원들이 대거 합류한 22대 국회 후반기가 상임위 배정이라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향후 대여·대야 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MBK·메리츠 기싸움에 홈플러스 결국 '사망 선고'

 서울 서초구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손길이 평소보다 분주해졌다. 평소라면 신선식품을 채워 넣었을 시간이었지만, 이날 직원들은 대형 카트를 끌고 나와 진열된 상품들을 박스에 담아 옮기기 시작했다. 건어물 코너부터 생활용품 매대까지 곳곳에서 상품이 빠져나가며 텅 빈 공간이 늘어갔다. 갑작스러운 매장 정리 모습에 장을 보던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계산대 주변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는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벌어진 풍경이다.법원의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가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인 20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함에 따라 더 이상 회생 절차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자금 투입의 주체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국을 맞이했다. 법정 관리 신청 후 1년 4개월 동안 경영 정상화를 꿈꿨던 홈플러스는 이제 14일 안에 자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게 될 처지에 놓였다.매장 현장의 혼란은 협력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에서 시작됐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공급사들이 일제히 제품 철수를 요청하면서 매대는 순식간에 비워졌다. 반찬 코너를 메우고 있던 도자기 제품들이 30분 만에 사라졌고, 냉동고에는 상품 대신 얼음 덩어리만 덩그러니 남았다. 자체 기획 상품인 PB 제품조차 구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물량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온라인 공간에서도 홈플러스의 위기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30년 가까이 동네 상권을 지켜온 대형 마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소셜미디어에는 마지막 방문 인증 사진과 추억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친숙한 로고송으로 기억되는 홈플러스의 몰락은 많은 소비자에게 한 시대의 종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얼굴을 익힌 매장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걱정하는 글들이 커뮤니티를 달구며, 단순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노동계는 정부와 대주주의 책임을 물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마트산업노조는 성명을 통해 1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14일 이내에 공적 자금 투입을 포함한 긴급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대주주와 채권단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노동자들만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며 즉각적인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긴급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 역시 대규모 실직 사태와 유통망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홈플러스에게 남은 시간은 단 2주뿐이다. 즉시항고를 통해 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2000억 원의 자금 조달 확약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주주와 채권단 사이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만약 이 기간 내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국내 유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홈플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협력업체의 줄도산 우려와 대규모 실직 공포가 엄습하는 가운데, 홈플러스 매장의 불빛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유통업계 전체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