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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우새', 한다감 집 자랑에 취지 상실

 장수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가 본래의 기획 의도를 잃어버린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연예계 최고령 산모로 시험관 시술에 성공한 배우 한다감이 등장해 탁재훈, 김준호와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아들들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프로그램의 근간은 온데간데없었고, 방송은 정체 모를 연예인 홍보와 재력 과시로 채워졌다. 제작진은 김지민과 가정을 꾸린 김준호가 2세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정작 시청자들이 마주한 것은 프로그램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내용뿐이었다.

 

방송의 상당 부분은 한강 조망이 돋보이는 한다감의 화려한 2층 저택을 구경하는 데 할애됐다. 2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실질적인 정보 공유보다는 호화로운 주거 환경을 강조하는 연출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임신 예언과 관련된 무속인 이야기나 남편의 속옷을 선물하는 등 자극적이고 사적인 토크가 이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작 '미우새'라는 틀 안에서 소화되어야 할 인간적인 교감이나 아들들의 성장 서사는 찾아볼 수 없는 알맹이 없는 구성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출연자인 한다감의 행보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녀는 이미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1000평 규모의 대저택을 공개하며 재력을 과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고정 출연하며 임신 일상을 상세히 노출하고 있다. 47세 임신이라는 화제성을 동력 삼아 여러 채널을 오가며 사생활을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신선함보다는 유세에 가까운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 인물이 여러 예능의 성격에 맞지 않게 중복 출연하는 현상은 방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냉담하다. 온라인상에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결혼한 연예인이 주가 되어 이끌어가는 에피소드가 왜 '미혼 아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배치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육아 예능과 관찰 예능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시청자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으며, 연예인들의 호화로운 일상 반복은 평범한 대중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함만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출연진의 '돌려막기식' 편성도 문제로 꼽힌다. 이미 재혼하여 '미우새'의 자격 요건에서 벗어난 김준호를 자녀 계획이라는 핑계로 계속 출연시키는 것은 제작진의 안일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검증된 멤버의 입담에만 의존해 분량을 확보하려는 태도는 프로그램의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진정성을 훼손한다.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거나 기존 취지에 맞는 에피소드를 개발하기보다 화제성이 입증된 인물들을 끼워 맞추는 식의 기획은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행위다.

 

'미운 우리 새끼'가 오랜 시간 국민 예능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화려한 스타의 삶 뒤에 숨겨진 평범하고도 쓸쓸한 인간미에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은 그저 화제성 있는 인물의 집을 구경하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청자가 공감할 수 없는 재력 자랑과 기획 의도를 무시한 억지스러운 에피소드 나열은 시청자들을 등 돌리게 할 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그램이 가진 본연의 색깔을 되찾지 못한다면 '미우새'의 명성은 과거의 영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지리산서 포착된 멸종위기 1급 '귀한 몸'

 지리산의 깊은 품속에서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인 무산쇠족제비가 모습을 드러내 학계와 환경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 함양군 소속의 한 공무원이 등반 도중 우연히 포착한 이 작은 생명체는 국내 식육목 포유류 중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희귀종이다. 평소 지리산을 수백 번 오르내리며 야생 생태계에 깊은 애정을 가졌던 발견자는 바위 틈새에서 잠시 나타난 동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발견은 지리산이 여전히 멸종위기종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받는다.무산쇠족제비는 그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 확인하기조차 쉽지 않은 동물이다. 몸길이는 성인 손바닥 한 뼘 정도인 15~16cm에 불과하며, 몸무게는 100g도 채 되지 않아 숲속의 은둔자로 불린다. 계절에 따라 털색을 바꾸는 특징이 있어 여름에는 주변 환경과 유사한 갈색을 띠지만, 눈이 내리는 겨울이 되면 온몸이 눈처럼 하얗게 변해 포식자의 눈을 피한다. 작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연간 수천 마리의 쥐를 잡아먹는 탁월한 사냥 능력을 갖추고 있어 생태계 내 설치류 개체 수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이 종의 역사는 1920년대 북한 함경북도 무산 지역에서 처음 보고된 것에서 시작되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1970년대 서울에서 확인된 이후 전국 각지의 산악 지대에서 간헐적으로 목격담이 전해졌으나, 워낙 개체 수가 적어 정확한 서식 밀도나 분포 지도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도 지난 8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해에야 비로소 서식이 확인되었을 정도로 귀한 몸이다. 이번에 다시 한번 실물이 확인됨으로써 지리산 내 특정 구간이 이들의 안정적인 번식처가 되고 있음이 확실시되었다.발견 당시 무산쇠족제비는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등산로 인근 바위 지대에서 포착되었다. 발견자는 해당 개체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함양군은 선수의 안전과 서식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발견 지점은 비공개로 부치기로 했다. 무분별한 방문객의 유입이 자칫 멸종위기종의 평화로운 삶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신중한 태도는 야생동물 보호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지자체의 의지로 풀이된다.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가지는 생태학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무산쇠족제비와 같은 상위 포식자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 먹이가 되는 설치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리산의 먹이사슬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후 변화와 개발 압력 속에서도 국립공원의 보전 가치가 잘 지켜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학계에서는 이번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생태 통로 연결성과 서식 환경에 대한 정밀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함양군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지리산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홍보와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등산객들에게는 야생동물과의 적절한 거리 두기를 당부하는 한편, 멸종위기종의 서식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성숙한 등반 문화 정착을 독려하고 있다. 지리산의 바위 아래 숨어 지내던 작은 사냥꾼의 등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관계 당국은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무산쇠족제비의 개체군 유지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보호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