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페이스X 상장, 머스크 '조만장자' 시대 열다

 민간 우주 시대를 개척한 스페이스X가 12일 나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전 세계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썼다. 주당 135달러로 확정된 공모가를 통해 스페이스X는 총 750억 달러(약 116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지난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웠던 역대 최대 조달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이번 상장으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 7,700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이는 나스닥 전체 시가총액 순위에서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규모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조(兆)만장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개인 자산이 1조 달러를 넘어서며 1916년 존 D. 록펠러가 열었던 억만장자 시대 이후 110년 만에 새로운 부의 단위가 탄생한 셈이다. 머스크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해 온 4,400여 명의 임직원과 초기 투자에 참여했던 밸러에쿼티파트너스, 배런캐피털 등도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돈방석'에 앉았다. 특히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스탠퍼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주요 대학 기금들도 자산 가치가 폭등하는 경사를 맞았다.

 


스페이스X의 화려한 등장은 경쟁 관계에 있는 오픈AI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챗GPT 개발사로 기대를 모았던 오픈AI는 최근 실적 둔화와 적자 지속으로 인해 상장 추진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샘 올트먼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상장 시점을 내년으로 공식 연기하며 한발 물러섰다. 반면 스페이스X는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아내는 등 시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확인하며 오픈AI와의 격차를 벌렸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막대한 자금은 머스크의 또 다른 야심작인 AI 스타트업 'xAI'에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xAI와 합병하며 몸집을 불렸으며, 이번 공모자금을 활용해 xAI의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과 설비 투자에 따른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는 스페이스X의 우주 기술력과 xAI의 인공지능 역량을 결합해 독보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머스크의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천문학적인 몸값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상장 가치의 절반 수준으로 평가하며 거품론을 제기한 반면, 아크인베스트 등 낙관론자들은 2030년까지 기업가치가 2조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기 투자자인 론 배런은 미래 가치를 경(京) 단위인 30조 달러까지 제시하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향후 우주 및 AI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데뷔는 국가 주도의 우주 산업을 민간 영역으로 완전히 전환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로켓 재사용 기술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스페이스X는 이제 나사(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이끄는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IPO 흥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머스크가 그리는 화성 이주와 초지능 AI 구현이라는 거대 담론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하게 됐다. 스페이스X의 상장 이후 행보는 올해 글로벌 자본 시장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임 사무관은 왜 떠났나…기후부 내부망에 터진 ‘조직문화’ 호소

30대 기후에너지환경부 사무관이 숨진 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과 부처가 동시에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임관 10개월 차였던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와 상급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힘들어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면서, 기후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지난 21일 경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기후부지부 등에 따르면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기후부 사무관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는지, 업무 부담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인 진술과 생전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A씨는 기후적응과 에너지 정책 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기후부 내부망에는 고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동료 B씨는 지난 20일 게시판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A사무관이 힘들어하는 것을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일이 마음에 남는다”고 적었다.B씨는 A씨가 생전 동료들에게 업무 과정에서 반복적인 질책을 받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인이 조직 안에서 어려움을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적절한 지원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특정 관리자 한 사람의 일탈로만 정리해서는 안 된다”며 “조직의 관행과 업무 방식에 문제는 없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기후부 감사관실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감사관실은 유족 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의 상급자는 현재 담당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노조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부 노조 관계자는 “고인을 애도하는 기간이 끝나면 동료 직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부처 차원의 조사와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내부 공지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 곁을 떠난 A사무관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업무나 최근의 비보로 힘든 감정을 느끼는 직원이 있다면 혼자 견디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김 장관은 조직 운영 방식도 되짚겠다고 했다. 그는 “저부터 무겁게 돌아보겠다”며 “기후부의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 가운데 동료를 힘들게 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밝혔다.기후부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부처 관계자는 “고인의 사망 원인이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그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임 공무원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용 초기 공무원은 업무 적응과 조직 문화에 동시에 노출되는 만큼, 상담 창구와 멘토링 제도, 관리자 교육이 실효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고인의 죽음이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공직 사회의 업무 문화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