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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엑스코, '힙'한 불교문화로 가득 찼다

 전통적인 종교의 틀을 벗어나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호흡하는 불교문화의 새로운 장이 대구에서 펼쳐졌다. 11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막을 올린 '2026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누구나 좋아하는 공놀이'라는 재치 있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이번 행사는 불교의 핵심 철학인 '공(空)' 개념을 놀이처럼 가볍고 즐겁게 풀어내어, 종교적 엄숙함 대신 누구나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불교를 제안하며 개막 첫날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장 내부에는 전국 각지의 사찰을 비롯해 공예, 차(茶), 사찰음식 등 149개 업체가 참여해 229개의 부스를 다채롭게 채웠다. 각 부스는 단순한 판매대를 넘어 하나의 작은 예술 전시관처럼 꾸며졌으며, 불상과 불화가 걸린 예술전부터 나전칠기와 도자기 등 전통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까지 조화롭게 배치됐다. 관람객들은 천연염색 승복의 질감을 직접 확인하거나 은은한 차 향이 가득한 구역에서 시음을 즐기며, 불교가 제안하는 느림의 미학과 여유를 일상적인 감각으로 체험했다.

 


특히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불교 철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행운 공 뽑기' 이벤트였다. 관람객들은 코인을 넣고 뽑은 공 속에서 '지금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나 따뜻한 응원의 문구를 확인하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불교의 공(空) 사상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읽는 놀이 형태로 구현한 이 기획은, 철학적 사유를 즐거운 경험으로 치환하며 2030 세대 관람객들로부터 "불교가 힙해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사찰음식 및 비건 식품 구역도 활기가 넘쳤다. 연잎밥과 전통 장류 등을 소개하는 부스 앞에는 조리법을 묻거나 시식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으며, 이는 불교의 식문화가 단순한 종교식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 식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앙 무대에서 진행된 스님들의 법문 또한 딱딱한 설법이 아닌 인생의 고민을 나누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어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이번 엑스포의 가장 파격적인 시도는 국내 최초의 '펫 프렌들리 불교박람회'를 표방했다는 점이다. 불교의 생명 존중 사상을 반려동물까지 확장하여 반려견과 함께 전시장을 누비는 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주최 측은 목줄 착용과 배변 처리 등 세심한 관람 수칙을 안내하며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와 불교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람회장에 반려견과 동행한 관람객들은 종교 행사가 지닌 포용력에 만족감을 표하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을 만끽했다.

 

전통문화의 보존을 넘어 현대적 감각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거듭난 이번 엑스포는 오는 14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계속된다. 행사 관계자는 불교가 더 이상 어렵고 먼 종교가 아니라 우리 곁의 일상에서 즐거움과 위로를 주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통 공예의 미학부터 반려동물과의 공존, 그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놀이까지 결합한 이번 행사는 불교문화가 나아가야 할 대중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김민석 "내가 DJ 적통"… 민주당 내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향한 경쟁이 정책 대결 대신 과거의 뿌리를 찾는 '적통 논쟁'으로 급격히 매몰되고 있다. 8월 1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워 정통성을 강조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29일에는 특정 후보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며 선거 국면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논란의 중심에 선 송영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 과거 노 전 대통령과 등을 졌던 사이라며 날을 세웠다. 심지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했다는 구체적인 주장까지 내놓으며 정 전 대표의 '노무현 키즈'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는 정 전 대표가 김민석 총리의 과거 탈당 이력을 공격한 것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정청래 전 대표는 즉각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서거 소식을 듣고 즉시 봉하마을을 찾았다며 당시의 구체적인 행적을 공개했다. 그는 송 의원의 발언을 명예훼손으로 규정하고 사과가 없을 시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정 전 대표는 사퇴 이후 연일 세 전직 대통령을 민주당의 뿌리로 규정하며 자신이 이들의 정신을 계승할 유일한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호남 민심을 겨냥한 'DJ 적통론'을 강화하고 있다. 김 총리는 최근 광주 강연에서 자신을 '김대중 키즈'로 명명하며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김 총리의 정통성을 치켜세우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는 이재명 전 대표 체제 이후 분열된 전통 지지층과 새로운 지지층 사이에서 확실한 명분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과거 회귀적 논쟁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과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전당대회가 20년 전의 인연이나 탈당 이력을 따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중진 의원들은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분열만 조장하는 현재의 선거 방식이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원총회에서도 후보들의 절제되지 못한 언행이 당의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전당대회 과열 양상은 유튜브와 SNS를 통한 지지자 간의 대리전으로 확산되며 당의 결속력을 해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각 후보 측에 자중을 요청했으나, 표심을 의식한 후보들의 적통 경쟁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책적 대안이나 미래 비전보다는 누가 더 전직 대통령들과 가까운지를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통합이 아닌 분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