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시발레단, 창단 2주년 기념 '죽음과 소녀' 개최

 국내 유일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을 맞이해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거장들의 안무작을 한 무대에 올린다. 오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죽음과 소녀'라는 타이틀 아래 두 가지 색깔의 현대 발레를 동시에 선보이는 더블 빌 형식으로 꾸며진다. 특히 이번 무대는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을 벗어나 외부 대형 극장에서 진행하는 정기 공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공연의 모티프가 된 음악은 올해로 초연 200주년을 맞이하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명곡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다. 하나의 명곡이 서로 다른 안무가의 시선을 통해 어떻게 재해석되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공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할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은 아시아 초연작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절제된 군무로 풀어내며 몸으로 쓰는 시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베를린 슈타츠 발레단 예술감독인 슈푹의 날카로운 음악성이 집약된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실존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무대는 스웨덴 출신의 천재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대표작 '선인장'이다. 현대 예술계의 비평 문화를 유쾌하고 예리하게 풍자한 이 작품은 16명의 무용수가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감각적인 오브제 활용이 돋보인다. 이미 시드니와 베를린 등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검증된 레퍼토리인 만큼, 서울시발레단이 보여줄 한국적 해석에 무용계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세련된 연출은 컨템퍼러리 발레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 또한 파격적이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후 처음으로 전막 라이브 연주를 도입하여 현악 사중주단이 무대 위에서 무용수들과 직접 호흡하게 했다. 슈베르트의 선율이 녹음된 음원이 아닌 생생한 현장 연주로 전달됨에 따라 관객들은 시각과 청각이 완벽하게 결합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공공 발레단으로서 예술적 깊이를 더하고 라이브 무대만이 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해외 유수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객원 수석 무용수 제도를 통해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의 강효정과 영국국립발레단의 이상은이 합류했다. 특히 강효정은 과거 슈투트가르트 시절부터 안무가 슈푹과 긴밀히 협력해 온 만큼 작품의 서정성을 극대화할 적임자로 꼽힌다. 여기에 취리히발레단 출신의 임수정과 로열 뉴질랜드 발레단 경험이 있는 리앙 시후아이 등 글로벌 인재들이 대거 참여해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확장된 역량을 증명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이번 창단 2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2년간 축적해 온 발레단의 예술적 성취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2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한국 발레가 클래식을 넘어 현대적 감각으로 얼마나 넓게 뻗어 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티켓 판매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며, 창단 기념 특별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이 현대 발레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거짓말 탐지기 들더니… 정이한 본인이 '거짓말' 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 깃발을 들고 부산시장에 도전했던 정이한 전 후보가 이른바 '피습 자작극' 의혹에 휩싸이며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1988년생인 정 전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실 보좌진과 국무총리비서실 사무관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로, 이준석 대표를 정치적 롤모델로 꼽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선거 기간 중 발생했던 음료 피습 사건이 지지율 반등을 노린 연출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는 촉망받던 청년 정치인에서 파렴치한 범죄 혐의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선거 유세 도중 한 운전자가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정 전 후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보도였다. 당시 그는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유세 현장에 복귀하며 동정 여론을 이끌어냈고,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을 면회해 선처를 베푸는 대인배적인 면모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현장 정황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모든 과정이 사전에 모의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가 공권력을 기만하고 선거 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한 초유의 사태로 기록될 전망이다.정 전 후보의 기행은 피습 사건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자극적인 설정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 애썼다. 민간 방송 토론회 배제를 이유로 일주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공식 TV 토론회장에는 난데없이 미국에서 직접 공수했다는 거짓말 탐지기를 들고 나타나 상대 후보를 압박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민주주의의 공론장을 희화화하고 저질 정치 쇼로 전락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으나, 정 전 후보는 이를 '기성 정치에 대한 도전'으로 포장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선거 결과 3위로 낙선한 정 전 후보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무대 뒤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경찰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망을 좁혀오자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이미 당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탈당 처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된 그는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다. 한때 그가 소통 창구로 활용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들은 모두 삭제되었으며, 마지막으로 남긴 인스타그램 게시물만이 그의 짧았던 정치 행보를 냉소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개혁신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즉각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정 전 후보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당은 정 전 후보의 복당을 영구히 금지하는 것은 물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다. 청년 정치를 표방했던 정당으로서 이번 사건이 가져올 이미지 타격이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현재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 전 후보와 음료를 던진 남성 사이의 사전 모의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작극 의혹이 사실로 굳어질 경우 정 전 후보는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때 "지루한 정치를 바꾸겠다"며 기세등등하게 등장했던 청년 정치인의 끝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경찰은 조만간 정 전 후보를 소환해 피습 사건의 실체와 자작극 여부를 최종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