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제3지대의 착각, 불만은 곧 표가 아니었다

6·3 지방선거는 거대 양당뿐 아니라 제3지대에도 냉혹한 시험대였다.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양당 정치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의 불만은 분명 존재했지만, 그것이 곧바로 제3정당에 대한 지지와 당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국혁신당은 202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3당에 올랐다. 검찰개혁과 반윤석열 정서를 앞세워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강한 개혁 요구를 흡수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일부 지역 승리에 그쳤다. ‘지민비조’ 바람은 중앙정치에서는 통했지만, 생활 현안과 지역 조직이 중요한 지방선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개혁신당 역시 이준석 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정당 경쟁력이 다르다는 현실을 확인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2030 남성, 반윤 보수,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는 선명했지만, 실제 지역 표심을 움직일 만큼의 조직력과 후보 경쟁력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제3지대의 부진에는 구조적 이유도 있다. 한국 선거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의 영향이 강하다. 유권자는 마음에 드는 후보보다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 사표를 피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할수록 제3정당은 관심은 받아도 의석과 단체장 당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간판보다 지역을 잘 아는 후보, 민원 해결 능력, 오랜 조직 기반이 더 중요하다.

 

두 정당의 태생적 딜레마도 뚜렷해졌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 지지층이 흔들리고, 너무 가까우면 독자 정당의 존재 이유가 약해진다. 조국이라는 상징은 강력하지만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개혁신당은 젊은 보수와 세대교체를 내세웠지만 특정 세대·성별 지지에 갇혔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온라인 중심의 빠른 메시지는 있었지만 생활정치의 신뢰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제3지대가 “양당이 싫다”는 정서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유권자는 불만만으로 표를 주지 않는다. 지역에서 버틸 후보, 지속 가능한 조직, 세대를 아우르는 의제, 권력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제3지대가 일시적 바람을 넘어 정당으로 뿌리내리려면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대안이 아니라, 평소에도 지역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세력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패배는 끝이 아니라, 제3지대가 진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묻는 출발점이다.

 

학부모 98% "자녀 스마트폰 제한 찬성"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학부모들 역시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압도적인 찬성 의사를 보이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의원이 전국 초·중·고 학부모 5만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98.1%가 미성년자의 기기 사용에 일정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스마트폰이 청소년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 가정 내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학부모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는 유해 콘텐츠 노출과 중독 문제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의 97.5%는 스마트폰이 부적절한 정보에 노출될 위험을 높인다고 답했으며, 학습 집중력 저하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과의존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90%를 상회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을 두고 벌어지는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가족 해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응답도 90.4%에 달해,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신 도구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접촉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 10명 중 3명은 생후 24개월이 되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 이미 개인 기기를 소유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부모들은 스마트폰의 유해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안전 확인과 교우관계 형성, 학교 생활 적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기기를 사줄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다.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기능이 제한된 형태의 대안 기기 도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92.2%는 자녀 보호 기능이 강화된 제한형 기기가 있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이 원하는 핵심 기능은 유해 콘텐츠 차단과 실시간 위치 확인 등 안전 관련 서비스다. 반면 중독을 유발하는 숏폼 콘텐츠나 익명 채팅, 게임 등은 원천적으로 배제된 기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에듀 안심폰' 보급을 구체화하고 있다. 에듀 안심폰은 통화와 문자,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등 필수 기능은 유지하되 청소년에게 유해한 SNS나 중독성 게임 기능은 과감히 삭제한 학생 전용 스마트 기기다. 김 의원은 학부모들이 스마트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기기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사용 금지를 넘어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규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이 모두 참여해 에듀 안심폰의 운영 기준과 학교 현장 적용 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청소년의 기본권 침해라는 시각과 보호권 우선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이번 정책 논의가 국내 교육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