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장동혁, 태극기 들고 거리로…당내선 '꼼수' 비판

 지방선거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전면 재선거’ 이슈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는 8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정조사나 특검보다 재선거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선거 패배 직후 지도부가 총사퇴했던 과거의 관례와는 대조적인 행보로,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외부의 분노를 동력 삼아 당권 수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 대표의 행보는 선거 직후부터 철저히 현장 중심의 투쟁에 맞춰졌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선거 당일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개표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함 반출 논란 현장을 직접 찾아 강력히 항의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검은색 복장으로 변장한 채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규모 재선거 촉구 시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등 장외 여론전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러한 행보는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중진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이러한 승부수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장 대표가 임명한 당무감사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의 효력을 문제 삼으며 선거소청 제기를 예고하는 등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또한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여야 격차가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로 좁혀졌다는 점도 재선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지지층이 결집할수록 재신임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반면 당내 비판 여론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외부로 돌려 사퇴를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이미 ‘식물 대표’로 규정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등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들의 지위까지 흔들 수 있는 재선거 주장은 당의 자산까지 볼모로 잡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책임지지 않는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출범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검찰을 동원한 수사는 국정조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는 여권 내부의 권력 투쟁 양상으로 번지며 정국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장 대표는 재선거라는 명분이 국민적 요구임을 강조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여야 협치나 당내 수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장 대표의 거취 문제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상식적인 지도부라면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장 대표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장 대표가 2030 세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권을 유지하는 묘수를 부린 것인지, 아니면 당을 더 큰 혼란으로 몰아넣는 꼼수를 쓴 것인지는 이번 주 정치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남으며 스트레이트로 긴박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신임 사무관은 왜 떠났나…기후부 내부망에 터진 ‘조직문화’ 호소

30대 기후에너지환경부 사무관이 숨진 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과 부처가 동시에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임관 10개월 차였던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와 상급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힘들어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면서, 기후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지난 21일 경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기후부지부 등에 따르면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기후부 사무관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는지, 업무 부담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인 진술과 생전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A씨는 기후적응과 에너지 정책 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기후부 내부망에는 고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동료 B씨는 지난 20일 게시판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A사무관이 힘들어하는 것을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일이 마음에 남는다”고 적었다.B씨는 A씨가 생전 동료들에게 업무 과정에서 반복적인 질책을 받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인이 조직 안에서 어려움을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적절한 지원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특정 관리자 한 사람의 일탈로만 정리해서는 안 된다”며 “조직의 관행과 업무 방식에 문제는 없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기후부 감사관실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감사관실은 유족 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의 상급자는 현재 담당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노조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부 노조 관계자는 “고인을 애도하는 기간이 끝나면 동료 직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부처 차원의 조사와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내부 공지를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 곁을 떠난 A사무관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업무나 최근의 비보로 힘든 감정을 느끼는 직원이 있다면 혼자 견디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김 장관은 조직 운영 방식도 되짚겠다고 했다. 그는 “저부터 무겁게 돌아보겠다”며 “기후부의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 가운데 동료를 힘들게 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밝혔다.기후부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부처 관계자는 “고인의 사망 원인이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그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임 공무원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용 초기 공무원은 업무 적응과 조직 문화에 동시에 노출되는 만큼, 상담 창구와 멘토링 제도, 관리자 교육이 실효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고인의 죽음이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공직 사회의 업무 문화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