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정청래 리더십 위기, '반쪽 승리' 책임론

 더불어민주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자리를 놓치면서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은 4년 전 참패를 딛고 경기와 부산, 울산 등 주요 전략 요충지를 탈환하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수도 서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5선 저지에 실패하고,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기존 의석을 대거 잃으면서 승리의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지난 2022년 5석에 그쳤던 성적을 12석으로 대폭 끌어올리며 지방 권력의 주도권을 되찾아왔다. 보수 세가 강한 영남권에서도 부산과 울산을 확보하는 파란을 일으켰으며, 강원과 충청권 전역을 싹쓸이하며 전국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결과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인한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정작 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가 향후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성적표는 지도부에 뼈아픈 타격을 입혔다. 민주당은 재보선이 치러진 14곳 중 당초 13곳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 선거를 통해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등 핵심 지역구를 상대 정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주며 의석수가 9개로 줄어들었다. 전략공천 과정에서 당원들의 목소리가 배제되었다는 비판과 함께, 야권 단일화 실패 등 정무적 판단 착오가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정 대표를 향한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당내 여론은 승리의 수치보다 패배의 질에 주목하며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도부는 광역단체장 의석수를 근거로 압승을 주장하고 있지만,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중진들은 주요 격전지 패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조차 논평을 통해 지도부가 승리한 지역의 숫자 뒤에 숨지 말고, 서울과 평택 등지에서 왜 민심을 얻지 못했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꼬집으며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권력 투쟁의 서막을 알렸다.

 


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선거 직전 추진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이 중도층 이탈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려 했던 시도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방어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초래하고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전략적 실책은 결국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로 이어졌으며, 이는 정청래 대표가 주도한 강성 기조가 선거 승리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재선 가도에 적신호를 켰다. 광역단체장 12석이라는 성과가 정 대표의 개인적 리더십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당권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앙 무대로 복귀한 송영길 의원과 김민석 총리 등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승리의 기쁨보다 서울 패배의 상흔을 치유하고 내부 전열을 재정비해야 하는 복잡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승부수, 아이오닉5 최대 160만 인하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전략적인 가격 정책을 들고 나왔다. 현대차는 9일, 트림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춘 연식변경 모델 '2027 아이오닉 5'를 전격 출시했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불필요한 사양을 걷어내고 실용성을 강조한 트림 구성을 통해 구매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점이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시장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품군의 세분화와 통합이다. 주행 거리가 긴 롱레인지 모델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이라이트(E-Lite)부터 엔 라인(N Line)까지 총 5개 트림으로 분화했다. 반면 기본형인 스탠다드 모델은 이밸류 플러스(E-Value+)라는 단일 트림으로 묶어 운영 효율을 높였다. 이는 복잡한 옵션 선택 과정을 단순화하고, 생산 단가를 낮춰 고객에게 가격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실질적인 가격 인하 폭도 상당하다. 기존의 주력 트림이었던 익스클루시브를 대체하는 '모던' 트림은 사양 재구성을 통해 가격을 이전보다 160만 원이나 내렸다. 상급 모델인 프리미엄 트림 역시 기존 프레스티지 대비 90만 원 하향 조정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속에서도 핵심 사양의 최적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점은 경쟁 모델들과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고급 사양을 원하는 수요층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 첨단 편의 사양을 기본으로 담았다. 여기에 전 좌석 메모리 시스템과 동승석 전동 시트가 포함된 컴포트 플러스 패키지를 기본 적용해 프리미엄 가치를 더했다. 안전 사양 측면에서도 전 트림에 테일게이트 비상램프를 도입하는 등 기본기를 탄탄히 보강했다.가격 경쟁력은 보조금 혜택이 더해질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세제 혜택을 적용한 이륜구동 기준 출고가는 스탠다드 모델이 4,735만 원부터 시작하며, 롱레인지 모델은 트림에 따라 5,064만 원에서 6,150만 원 사이로 책정됐다. 서울시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롱레인지 모던 트림의 실구매가는 4,5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 SUV와 비교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치다.현대차는 이번 연식변경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검증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실속파 소비자들을 공략해 판매 회복세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오닉 5가 트림 조정을 통해 가성비를 확보한 만큼,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신모델 출시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