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ASA 메이븐, 11년 화성 탐사 마침표

 화성 대기의 비밀을 추적하며 11년 동안 붉은 행성 궤도를 지켜온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메이븐(MAVEN)이 긴 여정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임무를 종료했다. NASA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2013년 지구를 떠난 메이븐이 예상 수명을 훨씬 넘긴 12년 반의 활동 끝에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화성 궤도에 진입한 이후 당초 계획보다 10년이나 더 긴 시간 동안 데이터를 전송해 온 메이븐의 퇴장은 우주 탐사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메이븐의 마지막 교신은 지난해 12월 초 화성 뒤편으로 진입하던 중 끊겼으며, 이후 NASA는 심우주통신망을 통해 복구를 시도해왔다. 정밀 분석 결과 메이븐은 궤도 이탈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회전 현상을 보였고, 이로 인해 태양광 패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통신 시스템의 전원이 끊기면서 지구와의 연결 고리가 영구적으로 손실된 것이다. 비록 기계적 결함으로 끝을 맺었으나, 메이븐이 지난 10여 년간 화성 상층 대기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인류의 화성 이해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븐이 남긴 가장 큰 과학적 업적은 화성이 과거의 따뜻하고 습윤한 환경을 잃고 황량한 사막으로 변한 원인을 규명한 것이다. 탐사선은 태양 폭풍이 발생할 때 화성의 대기가 우주 공간으로 급격히 잠식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포착했다. 지구와 달리 강력한 자기장 보호막이 없는 화성이 태양풍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대기 성분을 빼앗겼음을 밝혀낸 것이다. 또한 아르곤 가스의 밀도 추적을 통해 우주 입자가 대기 분자를 튕겨내는 '스퍼터링' 현상을 확인하며 화성의 수분 손실 과정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행성 전역에서 발생하는 오로라와 거대 먼지 폭풍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점도 메이븐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지구에서는 양극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오로라가 화성에서는 행성 전체를 뒤덮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해 학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2018년 화성을 뒤덮은 초대형 먼지 폭풍 당시, 하층부의 수증기가 대기 상층부로 밀려 올라가 우주로 빠져나가는 과정을 관측함으로써 화성이 물을 잃어가는 가속화된 기작을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발견들은 향후 인류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핵심적인 기초 자료가 되고 있다.

 


메이븐은 과학 탐사뿐만 아니라 화성 표면에서 활동하는 탐사차들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달하는 통신 중계기 역할도 훌륭히 수행했다. NASA에 따르면 메이븐은 다른 행성 궤도선 중 하루 최대 데이터 중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가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학술 논문만 800편이 넘는다. 임무는 종료되었지만 메이븐은 앞으로도 수십 년간 화성 궤도를 돌며 서서히 고도를 낮추게 된다. NASA는 메이븐이 약 50년에서 100년 후 화성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꽃과 함께 소멸하며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NASA 화성 탐사 책임자들은 메이븐을 향해 '역대 최고의 화성 임무'라는 찬사를 보내며 그 공로를 기렸다. 메이븐의 퇴장으로 현재 화성 궤도에는 미국의 마스 오디세이와 화성정찰궤도선을 비롯해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의 탐사선 등 총 6기만이 남게 되었다. 비록 한 대의 위대한 탐사선은 침묵에 빠졌지만, 그가 남긴 방대한 데이터는 앞으로도 수많은 연구를 통해 화성의 과거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인류는 메이븐이 닦아놓은 과학적 토대 위에서 다음 세대의 화성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 당권 4파전, 김민석 vs 정청래 격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후보 등록 첫날인 16일, 김민석·정청래·송영길·고민정 의원이 차례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의 막을 올렸다. 이번 경선은 차기 총선을 진두지휘할 리더십을 뽑는 자리인 만큼, 주자들은 등록 직후부터 각자의 강점을 부각하는 메시지를 쏟아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특히 당내 주류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엇갈리면서 초반부터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의원은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의원은 후보 등록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과의 원활한 파트너십과 2년 후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이 주인이 되는 정당과 공정한 시스템 공천 등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하며 비전 중심의 경쟁을 제안했다. 특히 상대 후보들에게 네거티브 공방 대신 정책 대결을 펼치자며 '공동 선언'을 제안하는 등 당내 통합을 중시하는 중도 실용주의적 행보로 차별화를 꾀했다.반면 정청래 의원은 검찰개혁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후보 등록 당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검찰개혁의 실패가 곧 총선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보완수사권의 완전한 폐지를 공언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그는, 자신이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을 언급하며 동정론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는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경선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송영길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송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페이스메이커' 의혹을 부인하며 끝까지 필승을 위해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대표가 단순히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김민석 의원과의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고액의 기탁금까지 언급하며 중도 사퇴설을 차단하는 등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젊은 리더십을 표방한 고민정 의원은 호남 민심 공략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고 의원은 청년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젊은 민주당'을 꿈꾼다는 포부를 밝히며 전북 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길을 떠났다. 3박 4일간 이어질 호남 일정을 통해 민주당의 뿌리인 지역 당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고 의원의 가세로 이번 전당대회는 세대교체론과 안정론, 개혁론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양상을 띠게 됐다.후보 등록이 마무리됨에 따라 민주당은 이제 전국 순회 경선이라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김민석 의원의 통합 비전과 정청래 의원의 개혁 드라이브, 송영길 의원의 필승 의지와 고민정 의원의 청년 정치가 충돌하며 당심의 향방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각 후보가 내세운 가치가 당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따라 민주당의 미래 노선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본경선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의 합종연횡이나 정책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는 8월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