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부산시장 당선 전재수 "하정우 못 지켜 미안"

 지방선거 개표 결과 부산의 새로운 주인으로 확정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선인이 4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전 당선인은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 충렬사를 찾아 호국영령을 참배한 뒤, 곧바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현직 시장인 박형준 후보를 꺾고 승리한 기쁨을 누릴 법도 하지만, 전 당선인의 표정은 시종일관 엄숙했다. 그는 방명록에 시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부산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적으며 당선인으로서의 첫인사를 대신했다.

 

전 당선인은 충렬사 방문 현장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복합적인 심경을 밝혔다. 그는 20년 가까이 자신을 지지해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낙마한 하정우 후보를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자책감을 드러냈다. 부산 18석 중 단 한 석이라도 지켜달라고 호소했던 자신의 절박함이 시민들에게 온전히 닿지 못한 것 같다며, 승리의 환호보다는 부족함에 대한 성찰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봉하마을 방문은 전 당선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부속실장을 지내며 '친노 막내'로 불렸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이곳을 찾아 마음을 다잡아왔다. 이번 시장 출마 선언 당시에도 첫 일정으로 묘역을 참배했던 만큼, 당선 후 다시 이곳을 찾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지역주의 타파'와 '사람 사는 세상'을 부산 시정에서 구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 북구갑 보궐선거에 나섰던 하정우 후보는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 후보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접전을 벌인 끝에 1.7%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자신의 준비 부족과 노력 미흡을 패인으로 꼽으며, 비록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지역을 지키며 북구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하 후보의 낙선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전재수 당선인의 강력한 지역 기반에도 불구하고, 정치 신인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자신만의 비전을 각인시키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선거 직전 등판한 한계와 현장 경험 부족이 박빙의 승부처에서 발목을 잡았다는 시각이다. 전 당선인은 이러한 동료들의 희생과 아쉬움을 자신의 어깨에 메고 부산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전 당선인의 이번 행보는 당선 직후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지지층과 중도층 모두에게 안정감을 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낙선한 동지들의 비전까지 포용해 부산시민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은 이제 실질적인 시정 성과로 증명되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전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구성 등 실무 절차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민선 9기 부산시정 준비에 돌입했다.

 

충북 빗길 오토바이 사망… 수목 전도·침수 속출

 충청북도 일대에 시간당 최대 50mm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인명 사고를 포함한 각종 풍수해 피해가 속출했다. 8일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음성 91mm, 증평 77mm 등 도내 평균 52.1mm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서 수목 전도와 도로 침수 등 총 17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섰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도심 곳곳의 배수 시설이 한계를 드러내며 맨홀 역류와 토사 유출 사고도 잇따랐다.안타까운 인명 사고도 발생했다. 오후 1시 47분경 충주시 금릉동의 한 도로에서 배달 업무 중이던 3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을 거두며 이번 호우로 인한 첫 사망 사례로 기록되었다. 빗길 시야 확보가 어렵고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기상 악화 시 이륜차 운행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추가적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산사태 위험이 고조되면서 주민들의 긴급 대피도 이어졌다. 청주시 가덕면과 문의면 등 산사태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28명은 지자체의 안내에 따라 인근 대피 시설로 몸을 피했다. 실제로 오후 3시 50분경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소방 인력 16명과 장비 4대가 투입되어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추가 붕괴 가능성이 남아 있어 해당 지역에 대한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지자체는 산간 지역 주민들에게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피 명령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주요 도로와 공공시설의 통제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를 포함한 도내 하상도로 8개소와 달천지하차도 등 주요 지하차도 2곳의 통행이 전면 금지되었다. 또한 무심천 세월교 등 4개 교량과 하천변 산책로 6개소도 이용이 중단되었다. 나들이객이 몰리는 진천 농다리와 주요 야영장 9개소 역시 안전을 위해 폐쇄되었으며, 속리산과 월악산 국립공원도 입산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도내 22곳의 둔치 주차장에는 차량 출입이 막혔으며, 이미 주차된 차량에 대해서는 견인 등 안전 조치가 취해졌다.충북도는 호우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오후 1시를 기해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현재 도청 직원 36명과 11개 시·군 공무원 638명이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해 취약 지역 순찰과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 역시 진천군 문백면의 도로 침수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마치는 등 도내 곳곳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기상청은 일시적으로 호우 특보를 해제하거나 하향 조정했으나, 9일 새벽을 기해 다시 강한 비가 예고된 만큼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기상청은 9일 밤까지 충북 지역에 80mm에서 최대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9일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도내 전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어 새벽 시간대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미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적인 강우가 이어질 경우 산사태나 축대 붕괴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하천 범람이나 저지대 침수에 대비해 시설물 점검을 철저히 하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며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