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6월 모평, 킬러문항 없어도 변별력 충분

 2027학년도 수능의 예고편인 6월 모의평가가 4일 전국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교육 당국과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시험은 지난해의 극심했던 난이도에서는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교육과정 밖의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은 철저히 배제되었으나,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풀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배치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기조가 뚜렷했다. 수험생들은 과목별로 엇갈리는 체감 난도 속에서 향후 학습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의 악명 높았던 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독서와 문학 등 공통과목에서 EBS 연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며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을 낮췄다. 특히 독서 파트의 지문들이 연계 교재의 제재를 충실히 활용하면서 지문 독해 자체의 어려움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등에서 미세한 난도 조절이 이뤄져 실질적인 등급 컷은 가채점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수학 역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소폭 쉬운 수준에서 출제 기조가 유지됐다. 중상위권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변별력 문항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결코 만만한 시험은 아니었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전언이다. 입시 업체들은 수학의 경우 기존의 출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계산 과정의 정확도와 개념의 응용력을 묻는 문항들이 등급을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난도였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으로 느껴졌을 법한 구성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영어 영역이다. EBS 현장교사단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적절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반면, 입시 종로학원 등은 수험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여전히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상대평가보다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1등급 비율이 낮게 형성될 경우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문의 논리적 구조가 복잡해 단순 암기식 공부로는 고득점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입시의 가장 큰 변수는 역대급으로 몰린 'N수생'의 존재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졸업생 수는 9만 6천 명을 넘어섰으며, 실제 수능에서는 반수생까지 합류해 16만 명 이상의 재수생이 응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의대 정원 확대라는 대형 호재가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을 다시 입시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규모 N수생 유입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자, 고3 재학생들에게는 거대한 성벽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수능에서는 모의평가보다 더 많은 우수 자원이 유입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등급이나 점수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현행 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입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드러난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변수가 많은 올해 입시 지형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H조 대혼란, 카보베르데 '자이언트 킬링'

 FIFA 랭킹 67위 카보베르데가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우승 후보들을 잇달아 멈춰 세우며 '자이언트 킬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22일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2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지난 1차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0대 0 무실점 경기를 펼쳤던 카보베르데는 이번에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조별리그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경기의 포문은 카보베르데가 먼저 열며 월드컵 역사에 남을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21분, 케빈 피나가 약 31m 거리에서 시도한 강력한 중거리 프리킥이 우루과이의 골망을 흔들며 카보베르데의 본선 역사상 첫 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우루과이가 전반 막판 막시 아라우호와 아구스틴 카노비오의 연속골로 역전에 성공하며 전열을 가다듬었지만, 카보베르데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엘리오 바렐라가 우루과이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이번 무승부로 카보베르데는 단순한 운이 아닌 실력으로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1차전이 40세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의 선방쇼에 의존한 결과였다면, 2차전은 팀 전체의 끈질긴 조직력과 회복력이 빛난 경기였다.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상대를 압박해 동점골을 만들어낸 과정은 카보베르데가 월드컵 데뷔팀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반면 남미의 자존심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참한 처지에 놓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 이어 카보베르데와도 비기며 2경기 연속 승점 1점에 그친 우루과이는 현재 조 3위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최종전 상대가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페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루과이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해졌다. 수월한 상대로 여겼던 팀들에게 덜미를 잡힌 우루과이 대표팀은 경기 후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외신들도 카보베르데의 믿기지 않는 행보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경기를 "또 한 번의 월드컵 충격"이라고 표현하며 카보베르데가 조 H의 판도를 완전히 재편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역시 역전당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카보베르데의 저력에 주목하며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이 월드컵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제 전 세계의 시선은 카보베르데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 대회 첫 승과 함께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기적을 완성할지에 쏠리고 있다.현재 승점 2점으로 조 2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카보베르데는 사우디전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 지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 랭킹 2위 스페인과 16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따낸 기세라면 사우디전 승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인구 60만의 작은 섬나라가 보여주고 있는 위대한 반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상징하는 가장 강렬한 드라마로 기록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