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지방선거 본투표 시작, 전국 격전지 '운명의 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 여야 후보들은 수도권과 영남권 등 주요 승부처에서 사활을 건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지원론과 야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웠고,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론과 인물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지난 시정을 무능으로 규정하며 심판을 호소한 반면, 오 후보는 서울을 정권 견제의 마지막 보루로 지켜달라며 베테랑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투표 직전까지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추미애 민주당 후보는 경기 남북부를 종단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주의 파괴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밤샘 유세를 강행하며 바닥 민심을 훑었다. 양 후보는 낡은 이념 싸움 대신 민생을 살릴 경제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실무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양측 모두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았던 점을 의식해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부산시장 선거는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부산을 바꿀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하며 해양수산부 이전 등 구체적인 지역 발전 공약을 내세워 변화를 약속했다. 반면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현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낙동강 전선의 최후 보루를 자처하며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이미 판세가 자신에게 기울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제3지대 후보들도 거대 양당 구도를 비판하며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은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그리고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맞붙은 3파전 구도는 선거 막판까지 안갯속 정국을 연출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하정우 후보와 합동 유세를 펼치며 화력을 지원한 가운데, 박민식 후보는 무소속 후보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며 보수 통합을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향한 위장전입 의혹을 흑색선전으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고, 구포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중 유세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각 캠프는 투표 당일인 오늘 새벽까지도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에 집중하며 한 표를 더 얻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권 지원의 힘이 실릴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고, 국민의힘은 투표를 통해 정부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심판론을 재점화했다. 특히 부동층이 많은 청년 세대와 중도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로 꼽히고 있다. 후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들이 지역 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투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각 지역의 투표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중반기의 국정 동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 후보가 내건 공약과 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되었는지는 오늘 밤 발표될 개표 결과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장동혁과 사진 찍기 싫다"…PK 의원들 집단 기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장외 투쟁이 당내 의원들의 외면을 받으며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해 현장 행보를 강행하고 있으나, 정작 소속 의원들은 극단적 성향의 세력과 엮이는 것을 경계하며 동행을 거부하는 모양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윤어게인' 세력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도하는 집회에 지도부가 잇따라 참석하면서, 온건 보수 성향의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최근 부산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는 이러한 당내 기류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지역구 의원 17명 중 과반에 못 미치는 인원만 참석했으며, 그나마 자리를 지킨 이들도 대부분 임명직 당직자들에 불과했다. 현장에서는 장 대표와 함께 사진이 찍히는 것조차 기피하는 현상이 포착되었는데, 이는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당권파'로 낙인찍혀 향후 공천이나 선거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일부 의원은 단체 사진 촬영 직전 현장을 이탈하며 노골적인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이러한 내부 분열은 보수의 심장부인 영남권 민심 이반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2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야당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장 대표의 장외 행보가 대중적 지지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집토끼마저 내쫓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당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전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공식적인 의원총회에서는 침묵이 흐르는 기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의원들은 사석에서 "민주당과 싸워야 할 시기에 내부 총질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정작 공식 석상에서는 강성 팬덤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닫고 있다. 이러한 '샤이 반대파'의 증가는 지도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현장 의원들의 민심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시사하며 당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장 대표가 시도하는 '트럼프식 보수 재편'이 한국 정치 토양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한다. 강성 지지층을 먼저 다진 뒤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미국과 달리 이민이나 인종 문제 같은 강력한 분열 이슈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는 극단적 행보는 중도층의 거부감만 키울 뿐이며, 이는 차기 전국 단위 선거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장외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들의 조직적인 기피 현상과 지지율 폭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상황에서 지도부의 동력은 급격히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며, 장 대표가 강성 세력과의 결별을 결단하지 못할 경우 당의 리더십 공백 상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