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 레바논 요새 장악… 휴전안은 사실상 파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절벽 위 전략적 요새인 보포르성을 점령하며 26년 만에 가장 깊숙한 내륙 진격을 감행했다. 이번 군사 행동은 미국이 공들여 온 휴전 중재 노력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으며, 레바논 전선을 전면전 수준의 확전 국면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골라니 여단이 격렬한 교전 끝에 성 위에 깃발을 올리는 영상을 공개하며 남부 지역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선언했다. 보포르성은 과거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장기 점령했을 당시 핵심 거점으로 삼았던 곳으로, 이번 재점령은 군사적 실익을 넘어선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보포르성은 고지대에 위치해 레바논 남부 전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리타니강 일대를 장악한 데 이어 현재는 북쪽의 자흐라니강 방향으로 전선을 확대하며 헤즈볼라의 기반 시설을 해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점령이 전세를 뒤집는 실질적 승리라기보다, 북부 주민들의 항의와 군 내부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이미지 정치에 가깝다는 냉소적인 분석도 제기된다. 헤즈볼라의 전력이 여전히 온전한 상황에서 성 하나를 점령한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군의 다음 타깃은 레바논 남부의 경제와 문화적 중심지인 나바티예로 향하고 있다. 나바티예는 오랫동안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도시로, 이곳이 함락될 경우 헤즈볼라의 사기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며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점령지를 단순히 군사 작전 구역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서안지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실질적인 병합이나 정착촌 건설로 이어가려는 초토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번 진격을 집단 처벌이자 초토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나와프 살람 총리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휴전을 요구하며 국제 사회의 개입을 호소했다. 특히 레바논과 역사적 관계가 깊은 프랑스는 즉각 반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스라엘의 영토 점령이 점점 깊어지는 현상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이는 주권 침해를 넘어선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교착 상태에 빠진 핵 협상과 휴전 논의에도 거대한 암초가 되었다. 이란은 어떤 형태의 합의든 레바논에서의 전투 종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향후 국제적 압박으로 인해 작전이 제한되기 전에 헤즈볼라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주려 한다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간인 피해와 피란민 행렬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레바논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전쟁의 불길이 레바논 내륙으로 번지면서 중동 전체가 대규모 충돌의 기로에 서 있다. 이스라엘의 진격이 나바티예를 넘어 베이루트 인근까지 확대될 경우, 이는 지역 전체의 안보 지형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제 사회의 외교적 수사가 무색하게 현장의 포성은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무고한 시민들은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텐트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강 대 강 대치는 이제 단순한 국경 분쟁을 넘어선 체제 존망을 건 전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대본 치운 김민석, 호남 청년과 '리얼' 소통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호남 지역을 찾아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파격적인 소통 행보로 당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전남과 전북 주요 도시를 순회 중인 김 전 총리는 정형화된 정치인의 틀을 깨고 지역민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등 스킨십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무총리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보여주는 소탈하고 유머러스한 태도가 지역 권리당원들 사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지난 9일 여수 지역위원회 방문 당시 김 전 총리는 당원들의 셀카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특유의 위트를 발휘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 당원이 인사를 건네자 장소와 연관된 언어유희로 화답하는 등 이른바 '아재 개그'를 선보이며 딱딱했던 간담회 분위기를 순식간에 녹였다. 마이크를 내려놓고 육성으로 진심을 전한 그의 모습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으며, 이는 과거의 엄숙했던 정치인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광양에서 열린 청년들과의 만남에서도 김 전 총리의 탈권위 행보는 계속됐다. 행사장 입구에 걸린 자신의 홍보 사진을 보며 실물보다 낫다는 자학 섞인 농담으로 대화를 시작한 그는 청년들의 고민을 듣는 시간을 '보신의 시간'이라 명명하며 경청의 자세를 보였다. 그는 당장 해결책을 내놓기보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면화하고 숙성시켜 체계적인 정책으로 보답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을 건네며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무안에서 진행된 간담회는 사전 조율이나 대본이 전혀 없는 즉석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되어 화제를 모았다. 의전과 격식을 과감히 생략하고 청년들이 평소 품고 있던 생각을 가감 없이 쏟아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것이다. 준비된 시나리오가 없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당혹해하던 참석자들도 김 전 총리의 리얼한 답변이 이어지자 점차 마음을 열고 취업과 주거, 보육 등 현실적인 고충을 털어놓으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김 전 총리는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조속한 실행을 강조하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된다면 국회 차원의 예산과 입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청년들의 고민을 상시로 컨설팅할 수 있는 별도의 정책 플랫폼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단순히 표를 구걸하는 행보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인 청년 세대와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책임감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한 것이다.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이번 호남 순회 일정은 김 전 총리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쾌한 대화 속에 정책적 깊이를 담아낸 그의 행보는 지루할 틈 없는 소통의 장을 만들었으며, 참석자들은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지방 시대의 개막을 역설하며 호남의 심장을 파고든 김 전 총리의 이번 행보가 향후 당대표 선거 판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