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하이닉스, '성과급 이혼 폭증' 찌라시는 허구

 반도체 산업의 유례없는 호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수억 원대 성과급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온라인상이 연일 들썩이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지라시가 메신저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으나 상당수는 터무니없는 과장으로 밝혀졌다. 특히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이천 지역의 이혼 접수가 폭증했다는 소문은 통계적 근거가 전혀 없는 허구로 드러났다. 관할 법원의 가사 사건 접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예년과 비교해 유의미한 수치 변화는 포착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공유된 '3년 총보수 82억 원'설 역시 현실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구조상 직원 한 명이 연간 20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으려면 회사가 연간 수백 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고액 성과급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동경과 질투가 섞여 이 같은 허무맹랑한 계산법이 정설처럼 퍼져나갔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최대 5억 원대의 특별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일부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신설된 특별성과급 제도가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반도체 생산 시설 내에서 조경이나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라도 해당 사업부 소속일 경우 고액 성과급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적자가 지속 중인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급 규모가 훨씬 적어 내부적인 박탈감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교한 가짜 이미지까지 등장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걸린 삼성·SK 직원 환영 현수막이나 초등학교 상장 등은 모두 조작된 이미지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 성과급 이슈가 하나의 '밈(Meme)'으로 소비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실제 성과급 규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이를 풍자하거나 과장한 콘텐츠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생산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개별 기업의 보상 문제를 넘어 산업계 전반의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라는 노동계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기업 경영의 자율성과 이익 공유의 적절성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사회적 위화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돈 잔치 논란을 넘어 한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분배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대통령실에서도 관련 토론회를 통한 의견 수렴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유례없는 성과급 논란은 당분간 산업계의 임금 체계 개편과 이익 공유제 도입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보상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화 대전사업장 또 폭발, 8년 새 노동자 13명 희생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또다시 고체연료 엔진 관련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5명이 숨지는 참변이 일어났다. 6월 1일 오전 10시 59분경 사업장 내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이번 폭발은 화재로 이어져 현장에 있던 노동자 7명이 사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외에 부상을 입은 2명 중 1명도 전신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번 사고는 고체 추진체 관련 장비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폭발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이번 참사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해당 사업장에서 유사한 대형 인명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로켓 추진용기 연료 충전 중 발생한 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2019년에도 연료 제거 공정 중 폭발로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하면 불과 8년 사이 동일한 사업장에서 고체연료 관련 작업 도중 숨진 노동자만 총 13명에 달한다. 서로 다른 공정에서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고체연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공통점은 생산 체계 전반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시사한다.방산업계에서 고체연료는 미사일과 로켓의 핵심 동력이지만, 점성이 강하고 접착력이 높아 취급이 매우 까다로운 물질로 분류된다. 연료 주입 후 장비에 남은 미세한 잔류물조차 작은 정전기나 스파크에 반응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세척 공정 역시 장비에 묻은 위험 물질을 제거하는 필수 과정이었으나, 가장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나 설비 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해외 사례에서도 설비에 남은 잔류 연료가 대형 화재의 원인이 된 적이 있어 이번 사고와의 유사성이 주목받고 있다.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은 국가 보안 목표 시설로 지정되어 미사일과 로켓 추진기관을 개발 및 생산하는 핵심 기지다. L-SAM과 천무 등 우리 군의 주요 무기 체계가 이곳에서 완성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폐쇄적인 구조가 오히려 외부의 철저한 안전 점검을 가로막는 방패막이가 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앞선 두 차례의 참사 이후 실시된 특별 점검에서 수백 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한 것은 기업의 안전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했음을 보여준다.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명백한 인재로 규정하고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성명을 통해 단일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노동자가 희생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9년 사고 당시 지적되었던 정전기 방지 설비 미흡 등 고질적인 안전 관리 부실이 이번에도 반복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작업 절차 준수와 비상대응 매뉴얼 작동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사고 직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의 참사를 겪으며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기업의 자정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국방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노동자의 생명권이 경시되는 풍토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안전 관리 실태는 방산 현장의 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