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치즈와 장미가 빚은 캔디 정원, 제1회 임실N장미축제

 전북 임실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임실치즈테마파크가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장미의 바다로 변신했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제1회 임실N장미축제'는 그동안 가을 축제에 집중되었던 임실의 관광 지도를 새롭게 재편하는 신호탄이다. 축제의 무대가 될 6만 5700제곱미터 규모의 장미원에는 200여 종, 2만 2천 주의 장미가 식재되어 만개한 상태다. 완만한 구릉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붉은색과 분홍색,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이국적인 건축물과 어우러져 마치 유럽의 어느 고성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남 순천에서 온 여행객들은 화덕 피자와 치즈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방문했다며, 만화 속 정원을 연상시키는 장미원의 풍경에 연신 탄성을 내뱉었다. 이들은 한산한 정원을 거닐며 추억 속 만화의 한 장면을 공유하고 사진을 찍으며 축제의 설렘을 미리 만끽했다. 방문객들의 대화 속에는 임실 치즈가 주는 미식의 즐거움과 장미가 선사하는 시각적 풍요로움이 교차하며 축제의 성공적인 시작을 예고했다.

 


임실에서 장미 축제가 열리는 배경에는 깊은 역사적 의미가 숨어 있다. 유럽 중세 수도원에서는 치즈 제조와 함께 약초와 장미 재배가 동시에 이루어졌는데, 이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장미를 기르던 전통에서 기원한다.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가 척박한 땅 임실에서 치즈 산업을 일으킨 역사와 장미 정원의 풍경이 겹쳐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테마파크 곳곳에 세워진 지정환 신부의 입상과 종탑 주변으로 피어난 장미는, 종교적 숭고함과 지역 산업의 근간이 된 치즈의 역사를 한데 묶어주는 상징적인 장치가 된다.

 

테마파크의 중심부인 치즈캐슬과 종탑은 이번 축제의 시각적, 청각적 중심점 역할을 한다. 스위스 베른의 시계탑을 모티브로 제작된 고풍스러운 종탑에서는 매시 정각마다 아날로그 시계의 바늘이 움직이며 맑은 종소리를 퍼뜨린다. 종탑 아래 분수대 주변에는 무지개 형상의 다리와 붉은 장미들이 물안개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광객들은 종소리에 맞추어 발걸음을 멈추고 장미 향기를 맡으며 일상의 여유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장미원 산책로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단순히 꽃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방문객들은 직접 장미 향수를 만들며 축제의 향기를 소장할 수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참여형 공연과 포토존 이벤트도 상시 운영된다. 특히 임실 치즈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부스와 지역 특산품 판매장은 축제의 풍성함을 더한다. 임실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임실 치즈'라는 브랜드에 '장미'라는 감성적인 이미지를 더해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축제 개막을 앞둔 임실치즈테마파크는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장미 향기와 종탑의 종소리가 어우러진 정원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정환 신부의 헌신으로 시작된 치즈의 고장이 이제 장미의 우아함을 입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펼쳐지는 이 특별한 만남은 2026년 5월, 임실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잊지 못할 향기로운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동물의 비물건화 토론회…사법 패러다임 전환

 반려동물을 물건과 분리하여 생명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민사집행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와 법조협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동물의 비물건화'를 주제로 입법 쟁점 토론회를 열고, 장애인 보조견과 등록대상동물 등을 압류 금지 대상에 명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법 개정을 통해 선언된 동물의 생명 존중 정신을 실제 사법 집행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주제 발표에 나선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변호사는 1인 가구 증가와 인간-동물 간의 정서적 유대를 고려할 때 민사집행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한 변호사는 특히 장애인 보조견의 경우 채무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민사집행법상 명시적인 압류 금지 대상으로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행관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을 신설해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이무룡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압류 금지의 범위를 설정함에 있어 '등록대상동물'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 제도를 압류 금지와 연계하자는 구상이다. 이 교수는 등록된 동물을 압류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보호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발적으로 등록 조치를 취하게 되는 긍정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직 활성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동물 등록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부수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입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논의됐다. 동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악용해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리 목적이 아닌 순수 반려 목적의 소유임을 채무자가 소명할 수 있는 절차적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사법 행정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동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정교한 법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정부 관계자들과 국회 입법조사처 등 유관 기관들도 이러한 입법 방향에 힘을 실었다.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장애인 보조견의 압류 금지 입법화 필요성에 이견이 없음을 밝히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이 실제 법안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법제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들도 동물의 비물건화가 민법을 넘어 사법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하며, 동물 복지 정책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법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하여 동물이 생명으로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입법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정민 법무실장은 국민적 관심을 환기하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려동물이 단순한 '압류 대상 물건'에서 '보호받아야 할 가족'으로 법적 신분이 격상되는 이번 입법 논의는, 우리 사회의 생명 존중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