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창사 첫 공동파업 기로 선 카카오…주가도 4만원대 흔들

카카오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 기대감으로 연초 강세를 보였던 주가는 노사 갈등과 성장성 우려가 겹치며 4만원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1.19%) 내린 4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6만4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것과 비교하면 약 35%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8000선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으로, 카카오는 시장 반등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초 AI 서비스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 27일 장중 6만45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3월 초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증시가 흔들리자 이틀 동안 1만5000원 넘게 빠졌고, 이후에도 반등 동력을 찾지 못했다.

 

이후 증시 전반은 중동 리스크 완화와 함께 빠르게 회복했지만 카카오 주가는 부진을 이어갔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투자자들은 노사 갈등과 플랫폼 성장 둔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지난 20일에는 장중 3만9800원까지 떨어지며 4만원선이 무너졌다. 종가 역시 4만150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이었다.

 


카카오 노사는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조정은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의 공동 파업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노사는 임금협약 교섭 결렬 이후 조정을 신청했지만 지난 18일 열린 1차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조정 기간이 연장됐다.

 

2차 조정에서도 합의가 불발되면 카카오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미 일부 계열사들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본사까지 파업에 들어갈 경우 카카오 창사 이후 첫 공동 파업이 된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노조가 임단협 결렬로 부분 파업을 벌인 적은 있지만, 카카오 본사 차원의 파업은 전례가 없다.

 

시장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의 AI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상용화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통해 일정 요약, 탐색 추천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커머스와 결제 기능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파업이 곧바로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플랫폼 운영은 비상 대응 체계와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서비스 업데이트 지연, 신규 기능 출시 차질, AI 프로젝트 추진 속도 저하 등은 불가피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가 조정 기한 연장에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성실히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 역시 쟁의권 확보 이후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학교 3개 노조, '업무 핑퐁' 멈추려 손잡다

 학교 현장에서 업무 분장을 두고 고질적인 갈등을 빚어온 교원과 행정직,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서로를 향했던 화살을 거두고 교육청의 행정 혁신을 요구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 서울교육청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는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육노동자연석회의'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서울 지역 학교 내 서로 다른 세 직종의 노동조합이 교육공동체 회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내세우며 상설 연대 기구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과도한 학교 업무 총량을 줄여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연석회의가 결성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늘어난 학교 행정업무에 대한 현장의 비명이 자리 잡고 있다. 늘봄학교의 전면 도입과 유보통합 추진, AI 및 에듀테크 기반 교육 확대 등 대형 국가 교육 사업이 잇따르면서 학교가 감당해야 할 업무량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이 명확한 업무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학교 현장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교무실과 행정실 사이에서는 이른바 '업무 핑퐁'이라 불리는 떠넘기기 경쟁이 일상화되었다. 이는 결국 동료 간의 불신과 갈등을 조장해 학교 교육공동체를 붕괴시키는 주범이 되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시각이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들은 학교가 더 이상 업무의 늪에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철웅 서울교육청노조 위원장은 행정실과 교무실이 매일같이 업무를 두고 대립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현실을 '방관 행정'의 결과라고 규정했다.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조정하고 감축하기보다 학교 구성원 간의 자율적 합의라는 명목하에 갈등을 방치해왔다는 지적이다. 홍순희 전교조 서울지부장 역시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동료에게 업무를 전가해야만 하는 잔인한 구조를 멈추기 위해 연대와 협력을 선택했음을 강조했다.연석회의는 향후 활동의 핵심 방향으로 '뺄셈 행정'과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을 제시했다.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전시성 행정 업무를 과감히 삭제하여 교사와 직원들이 학생 맞춤형 지원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학생맞춤형통합지원이나 이주배경학생 지원 등 갈수록 복잡해지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직종 간의 칸막이를 낮추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들은 교육청이 업무 총량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동 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이번 연석회의 출범은 서울시교육청 내 11개 교육 관련 노조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재는 3개 노조로 시작하지만, 학교 업무 과부하 문제가 전 직종에 걸친 공통된 고통인 만큼 다른 노조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연석회의의 규모가 커지고 직종 간 단일대오가 형성될 경우, 그동안 직종별 갈등을 이용해 정책을 추진해온 교육 당국의 행정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학교 현장의 노노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노사 관계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연석회의의 요구에 대해 학교 업무 정상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단순한 검토를 넘어 인력 충원과 업무 이관 등 가시적인 조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긴장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공동체 회복을 기치로 내건 사상 첫 3개 직종 연합체가 학교 현장의 고질적인 업무 갈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교육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