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박민식 후보 삭발 투혼에도 지지율 3위 '충격'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이 선거 막판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한동훈 후보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하 후보와 박민식 후보 사이에서 한 후보가 독자적인 지지층을 구축하며 '3자 구도'의 중심에 섰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무소속 한 후보가 국민의힘 공식 후보인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고 선두권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후보는 보수층 내부 지지도는 물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확장성을 증명했다. 이는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보수 표심과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중도층이 한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분열은 박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 당의 공식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의 지지를 한 후보와 양분하면서 동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최근 삭발까지 감행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표심 왜곡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막판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 하 후보 측은 보수 진영의 분열이 가져올 '어부지리'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 후보의 약진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북구갑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3선을 지낸 텃밭이지만, 한 후보가 '반이재명' 정서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릴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의 패배가 부산 지역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총력 지원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보수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 기류가 역력하다. 한 후보가 단일화 없이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굳이 박 후보와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위적인 단일화 대신 유권자에 의한 자연스러운 단일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북구갑의 민심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거대 양당의 자존심이 걸린 하 후보와 박 후보, 그리고 무소속 돌풍의 주역인 한 후보가 벌이는 3파전은 단순한 의석 확보를 넘어 차기 대권 구도와 지역 정치 지형을 바꿀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의 표 분산이 하 후보의 승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한 후보가 무소속의 한계를 뚫고 대이변을 연출할지는 결국 투표 당일 부산 시민들의 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논란 이후…5·18 왜곡의 상업화

 국가 공식 기념일로 예우받는 5·18 민주화운동이 최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변칙적인 왜곡과 조롱에 시달리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신군부의 언론 통제와 북한군 개입설 등 고전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이제는 기업의 상업적 마케팅이나 메타버스 게임, AI 합성 이미지 등을 활용한 교묘한 방식이 등장했다. 특히 최근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기획한 특정 프로모션은 광주의 아픈 역사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사용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역사 왜곡의 확산 속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5·18 기념재단의 최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왜곡 및 폄훼 게시물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5,000여 건에 달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한 왜곡 콘텐츠는 500% 이상 폭증했는데, 이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로 조회수를 올려 수익을 창출하려는 상업적 목적과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묘사한 게임이 유포되는 등 청소년층을 겨냥한 왜곡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광주 공동체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실존하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는 역사 부정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가폭력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에게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거나 상품화하는 행위는 과거의 고통을 강제로 재경험하게 하는 잔인한 처사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범죄적 행위와 다름없다.현행 법 체계가 변화하는 왜곡 형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18 특별법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조롱이나 상업적 이용 등 모호한 영역에 대해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념재단 측은 법률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공적 자료로 확인된 사실조차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 당국 역시 SNS 계정에 대한 내사와 삭제 요청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확산 속도를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4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족의 죽음이 조롱거리가 되는 현실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이 국민적 아픔을 갈라치기 도구로 삼거나 면피성 사과로 일관하는 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희생자의 관을 확인해야 했던 참혹한 기억을 간직한 이들에게 이번 사태는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일이다. 유족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결국 5·18 왜곡 문제는 우리 사회의 역사 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왜곡 콘텐츠가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역사의 진실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폄훼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국가폭력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 기업의 책임 의식 결여와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혐오 생산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와 함께 보다 촘촘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