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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마친 TTK, 호캉스族 입맛 잡을까?

 서울과 인천의 주요 5성급 호텔들이 단순한 숙박의 개념을 넘어 먹고 마시는 즐거움에 집중한 'F&B 특화 패키지'를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은 호텔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모든 미식 경험을 완결 짓고자 하는 '올인큐루시브'형 호캉스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별도의 레스토랑 예약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동시에 호텔만의 차별화된 식음 콘텐츠를 객실 상품과 결합해 이용객들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 용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오는 8월 말까지 운영되는 '디너 앳 TTK' 패키지를 통해 미식 중심 호캉스의 정수를 선보인다. 이 상품은 남산의 사계절과 서울 도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객실 투숙을 기본으로,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친 뷔페 레스토랑 이용권을 포함한다. 여기에 피트니스 센터와 수영장 이용 혜택까지 더해져 도심 속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구성을 갖췄다.

 


패키지의 핵심인 '더 테라스 키친(TTK)'은 약 4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11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총 268석 규모의 광활한 공간에는 프라이빗 다이닝 룸이 마련되어 가족이나 연인 단위 고객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특히 고객이 요리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도록 설계된 오픈 키친 구조는 식사 시간 자체를 하나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만들어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하는 '알라미닛(à la minute)'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는 점이다. 미리 만들어 둔 음식을 쌓아두는 기존 뷔페 방식에서 벗어나, 셰프가 즉석에서 조리한 요리를 가장 맛있는 온도로 제공한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조리 과정을 지켜보는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식사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돕는 미식적 배려가 담겨 있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겨냥한 야외 수영장 운영도 패키지의 매력을 더한다. 오는 6월 3일 개장을 앞둔 야외 수영장은 남산 중턱의 풍부한 녹음과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이 호텔의 상징적인 시설이다. 투숙 기간 중 1회 이용이 가능한 이 공간은 도심 한복판에서 이국적인 휴양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여름 예약 대란을 일으키는 명소로 손꼽힌다.

 

호텔 업계는 이처럼 숙박과 미식을 결합한 패키지가 한동안 시장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수준 높은 요리와 특별한 공간 경험을 동시에 소비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을 비롯한 주요 호텔들은 리뉴얼된 식음 시설과 계절적 특색을 살린 부대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방문객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휴식의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영덕·기장 신규 원전 낙점… 주민들 "또 우리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대형 원전 건설지로 경북 영덕을, 소형모듈원자로인 SMR 부지로 부산 기장을 최종 낙점하면서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영덕에는 2.8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가, 기장에는 0.7GW급 SMR 1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부지 선정은 과거 핵시설 유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지역의 상처를 다시 헤집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영덕은 과거 주민투표를 통해 90%가 넘는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다시 외면했다는 점에서 민주적 절차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SMR 부지로 선정된 기장 지역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이미 세계적인 원전 밀집 지역인 기장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해체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례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여기에 아직 상용화 단계에서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SMR까지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주민들은 실험 대상이 된 것 같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 확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원전 확대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근거가 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전망치가 실제 시장 상황보다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된다.실제로 정부가 예측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관련 업계의 보고서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신청 물량의 중복이나 가수요가 포함된 수치를 신규 원전 건설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정책적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또한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는 향후 10년 이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나,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가동까지 통상 15년 이상이 소요된다. 결국 가장 시급한 시기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가장 느린 발전원인 원전으로 해결하겠다는 논리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으로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세계적인 에너지 시장의 흐름 역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설치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발전 단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가장 경제적인 전력원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은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화석연료와 원전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세계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신규 원전에 투입될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재생에너지 전환과 계통 개선에 쓰이지 못하고 원자력 산업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기술적 측면에서도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공존은 쉽지 않은 과제다. 원전은 24시간 일정한 출력을 유지해야 하는 경직성 전원인 반면, 재생에너지는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특성을 갖는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망의 유연성이 중요해지지만, 원전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출력을 수시로 조절할 경우 설비의 열피로와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결국 원전 확대는 미래의 분산형 전력 체계와 구조적으로 충돌하며 에너지 전환의 발목을 잡는 기회비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에너지 정의 측면에서도 지역 불평등 문제는 심각하다. 수도권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위해 지방 주민들이 핵사고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 부담을 떠안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송전망 부족으로 인해 지방에서 생산된 청정 전기가 버려지는 상황에서 원전만 추가로 짓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시민사회는 부풀려진 수요 전망에 근거한 원전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중심의 과감한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오는 27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릴 대규모 결의대회는 이러한 민심이 결집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