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웹툰 IP 매출 1.7조, 드라마 시장 점령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웹툰과 웹소설이 단순한 즐길 거리를 넘어 영상 산업의 핵심 원천 기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올해 제작되는 주요 드라마 중 절반 이상이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할 만큼 그 영향력이 막강해진 상태다. 당장 이달 말 방영을 앞둔 '신입사원 강회장'을 필두로 글로벌 OTT의 기대작인 '참교육'과 '내일도 출근!' 등 굵직한 라인업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하반기에도 '재혼황후'와 '현혹' 같은 대형 IP들이 영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증명된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만화 산업 내 웹툰 IP 매출은 1조 7천억 원을 넘어서며 전체 시장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화제성 조사에서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상위권을 휩쓸며 흥행 보증수표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사냥개들'이나 '유미의 세포들' 같은 시리즈물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영어권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형 IP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전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의 인기가 다시 원작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순환 구조도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 방영 이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비하인드 웹소설이 새롭게 연재되거나, 인기 웹툰이 뮤지컬과 같은 공연 예술로 재탄생하는 다매체 확장 사례가 빈번해졌다. 이는 하나의 IP가 영상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변주되며 생명력을 무한히 확장하는 'IP 크로스오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거대 플랫폼들의 행보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단순히 원작을 연결해 주는 중개자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영상 기획과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제작 자회사는 불과 몇 년 사이 매출이 10배 이상 급성장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플랫폼이 직접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흥행 수익을 극대화하고, 자사 소속 아티스트나 팬덤 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스토리와 음악, 미디어를 하나로 묶는 통합 운영 체제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자체 제작 드라마의 OST에 자사 레이블 가수를 참여시키고, 팬덤 플랫폼을 통해 공식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러한 수직 계열화 구조는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마케팅까지 일관된 전략을 유지할 수 있게 하며,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토대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생태계의 뿌리인 창작자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도 공존한다. 산업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지만, 정작 작품을 생산하는 개별 창작자나 중소 제작사들은 대형 플랫폼과의 계약에서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 속에서 제작비 대비 수익률이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와 불공정 계약 관행은 향후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스타벅스 논란 이후…5·18 왜곡의 상업화

 국가 공식 기념일로 예우받는 5·18 민주화운동이 최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변칙적인 왜곡과 조롱에 시달리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신군부의 언론 통제와 북한군 개입설 등 고전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이제는 기업의 상업적 마케팅이나 메타버스 게임, AI 합성 이미지 등을 활용한 교묘한 방식이 등장했다. 특히 최근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기획한 특정 프로모션은 광주의 아픈 역사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사용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역사 왜곡의 확산 속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5·18 기념재단의 최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왜곡 및 폄훼 게시물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5,000여 건에 달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한 왜곡 콘텐츠는 500% 이상 폭증했는데, 이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로 조회수를 올려 수익을 창출하려는 상업적 목적과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묘사한 게임이 유포되는 등 청소년층을 겨냥한 왜곡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광주 공동체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실존하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는 역사 부정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가폭력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에게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거나 상품화하는 행위는 과거의 고통을 강제로 재경험하게 하는 잔인한 처사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범죄적 행위와 다름없다.현행 법 체계가 변화하는 왜곡 형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18 특별법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조롱이나 상업적 이용 등 모호한 영역에 대해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념재단 측은 법률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공적 자료로 확인된 사실조차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 당국 역시 SNS 계정에 대한 내사와 삭제 요청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확산 속도를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4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족의 죽음이 조롱거리가 되는 현실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이 국민적 아픔을 갈라치기 도구로 삼거나 면피성 사과로 일관하는 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희생자의 관을 확인해야 했던 참혹한 기억을 간직한 이들에게 이번 사태는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일이다. 유족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결국 5·18 왜곡 문제는 우리 사회의 역사 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왜곡 콘텐츠가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역사의 진실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폄훼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국가폭력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 기업의 책임 의식 결여와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혐오 생산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와 함께 보다 촘촘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