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남성 3명 중 1명 HPV 감염, 암 키운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 HPV 감염 신고 건수는 불과 몇 년 사이 두 배 가까이 폭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이 바이러스는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범이지만, 남성에게는 구강과 인두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의 핵심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료계의 경고 수위가 높아지는 중이다.

 

과거 두경부암은 주로 고령층의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나 최근의 양상은 사뭇 다르다.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젊은 층에서도 암 발생이 늘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HPV가 있다. 특히 편도나 혀 뒷부분에 생기는 구인두암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급증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추월했다는 보고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HPV가 더 이상 특정 성별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전체의 암 유발 인자임을 시사한다.

 


남성 감염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바이러스 배출 속도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고 감염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탓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파트너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체내에 잔류한 바이러스는 수년에 걸쳐 세포 변이를 일으키고 항문암이나 생식기 사마귀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무증상 감염이 암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잠복기가 길어 선제적인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두경부암은 초기 발견이 매우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혹이 만져질 때는 이미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조기에만 발견한다면 완치율이 80%를 상회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다. 따라서 입안의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등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반영해 올해부터 HPV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만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전격 확대했다. 2026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인 2014년생 남학생들이 무료 접종 혜택을 받게 되면서 남성 암 예방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백신은 성 경험이 없는 어린 나이에 접종할수록 면역 형성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권장 연령을 지난 성인 남성이라 하더라도 접종을 통해 관련 암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

 

결국 HPV 예방접종은 남녀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성 중립 백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남성의 접종은 본인의 암 예방은 물론 공동체 전체의 바이러스 전파 고리를 끊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오래된 명칭에서 벗어나 두경부암과 항문암을 막는 암 예방 백신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남성 청소년의 접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며 암 정복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6월 모평, 킬러문항 없어도 변별력 충분

 2027학년도 수능의 예고편인 6월 모의평가가 4일 전국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교육 당국과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시험은 지난해의 극심했던 난이도에서는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교육과정 밖의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은 철저히 배제되었으나,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풀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배치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기조가 뚜렷했다. 수험생들은 과목별로 엇갈리는 체감 난도 속에서 향후 학습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의 악명 높았던 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독서와 문학 등 공통과목에서 EBS 연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며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을 낮췄다. 특히 독서 파트의 지문들이 연계 교재의 제재를 충실히 활용하면서 지문 독해 자체의 어려움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등에서 미세한 난도 조절이 이뤄져 실질적인 등급 컷은 가채점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수학 역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소폭 쉬운 수준에서 출제 기조가 유지됐다. 중상위권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변별력 문항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결코 만만한 시험은 아니었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전언이다. 입시 업체들은 수학의 경우 기존의 출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계산 과정의 정확도와 개념의 응용력을 묻는 문항들이 등급을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난도였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으로 느껴졌을 법한 구성이다.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영어 영역이다. EBS 현장교사단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적절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반면, 입시 종로학원 등은 수험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여전히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상대평가보다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1등급 비율이 낮게 형성될 경우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문의 논리적 구조가 복잡해 단순 암기식 공부로는 고득점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올해 입시의 가장 큰 변수는 역대급으로 몰린 'N수생'의 존재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졸업생 수는 9만 6천 명을 넘어섰으며, 실제 수능에서는 반수생까지 합류해 16만 명 이상의 재수생이 응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의대 정원 확대라는 대형 호재가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을 다시 입시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규모 N수생 유입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자, 고3 재학생들에게는 거대한 성벽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수능에서는 모의평가보다 더 많은 우수 자원이 유입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등급이나 점수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현행 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입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드러난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변수가 많은 올해 입시 지형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